[연재] 사하라에 지다. 파리 -디카르 경주의 추억/지옥의 랠리 열일곱째 날 모래 폭풍에 묻히다 _최종림 작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2-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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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마(Nema)-티지크자(Tidjikja). 735km.

스페셜 스테이지. 총 주파 10,120km.



마의 트리플 스페셜



사하라 횡단의 하이라이트 3구간이 시작되었다. 하이라이트 구간이라는 말은 기자 놈들이 붙인 말이다. 우리는 이 구간을 마의 트리플 스페셜이라 부른다. 가장 험난하고 복잡한 사막 준령을 넘으며 가장 많은 경주 주자들이 다치고 조난 당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칼날 같은 돌과 깊은 모래가 골짜기마다 차 있어 한 번의 잘못된 핸들링으로 아까운 차를 모래밭에 묻고 몸만 빠져나와야 한다. 이후 나는 나라 이름만 들어도 나를 식은땀 나게 하는 그 모리타니아의 깊은 사막은 참으로 전율적이다.


어젯밤 낙타와 부딪히는 사고와 길을 잃고 160km나 더 밤의 사막을 헤매고 난 후 간신히 비박 장소에 도착, 자정 무렵 도착 신고를 했다. 선두차와의 차이가 이틀을 넘겼다. 50시간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그 시간 차이가 72시간을 넘기면 퇴장이다. 퇴장당하면 그 차는 검은 테이프로 X 표적을 크게 붙여야 하고, 절대 경주 구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대부분 퇴장당한 주자들은 불명예스러운 X 표를 받으면 경주장 부근을 서성이지 않고 곧장 돌아가 버린다.


이제 내 차는 2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내 나라의 첫 주자이고, 많은 인터뷰에서 밝혔듯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고 있는 우리가 누구인가를, 이 대회에서 뭔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만약 퇴장당하거나 이 경주를 포기해야 하는 일은 한국 젊은이의 기개와 자존심을 돈 들여 상하게 하는 꼴이 된다.


참가하지 않아도 될, 국가 위상이 걸린 선진국 놀음에 괜히 참가하여 죽을 둥 살 둥 하다 창피만 당하고 쫓겨나 버리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다. 나는 긴 숨을 들이쉰 후 어둡고 추운 새벽, 먼지 바람에 날리고 있는 태극기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조상님들…, 한 번도 이곳에 올 일 없었던 조상님들 이리 좀 오이소…. 내가 지금 조상님들만큼 위대한 일은 않고 있지만, 잘난 저놈들에게는 지기 싫습니다. 태극기 때문에 돌아가신 조상님들은 햇살을 타고 낯선 이곳 사하라로 오셔서 나 좀 도와주이소…."


새벽 3시, 브리핑 이후 벌벌 떨며 선 채 커피를 마신 후 4시에 출발. 나와 제롬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주자들이 잠을 설치곤 보이지 않는 밤 속으로 또 사라지고 있다. 마치 이 밤에 무슨 일이 난 것처럼. 아무튼, 이 사람들도 참 독하다. 그들 끈기와 계획성엔 혀를 내두르게 된다.


(기도). 조상님들, 이 사하라로 오시어 죽을지도 모르는 단군 자손 하나 제발 좀 도와주이소.


285km. 후우, 또 죽었구나!

푸조 차 한 대가 첫 새벽 어두운 언덕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 차는 차 안에 둘러쳐진 구명 파이프까지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부서져 있다.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이 경기가 정녕 죽음의 놀음인가? 원시의 자연과 메커니즘 그리고 인간 중 정녕 깨지는 것은 수리 불능의 인간뿐임을 이곳에 와서야 깨닫게 된다.

조금 전 아침 먹다 커피에 손을 데어 펄펄 뛰던, "퓨딴, 퓨딴, 부따나(더러운, 더러운 창녀)!" 라고 욕을 해대며 손을 털던 느와시 르섹 팀의 주자였다.

"…오, 퓨딴, 퓨딴 Ce'st pas Possible(아니야 정말이 아니야) 퓨딴…."

차 사고를 탓하며 나는 조금 전 브리핑장에 들어가기 전 쏟은 커피에 욕을 하던 그를 나도 모르게 따라 하곤 '퓨딴'이라고 달리는 와중에도 계속 중얼거렸다. 항상 싱글거리던 좋은 친구였는데…. 하느님, 잘 거두어 주십시오!



지옥의 산맥 계곡


나침반 250°. 호갈 산맥.


새벽 주자의 죽음에 나도, 제롬도 기가 꺾여버렸다. 죽은 귀신이 붙잡는 듯 차 속도가 붙질 않는다. 몇십 미터 깊은 모래를 죽는소리로 빠져나가면 돌밭이 나오고 눈이 아플 만큼 머리가 흔들리며 그곳을 지나오면 모래와 돌이 섞인 지표가 나오고… 참으로 지독한 악조건이 끝없이 계속된다.



마음이 뒤집혀 어지러움이 계속되더니

구토가 나와 잠시 돌밭 위에 차를 얹어놓고 밖으로 나왔다.

제롬이 내 등을 쳐주었지만

입에서는 침밖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허리를 펴고 충혈된 눈을 드니

멀리 사막 끝에서

노랗고 붉은 아침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마에 손을 얹으니 열이 뜨겁다.

나는 몸을 묶은 안전벨트에 두 손을 잡은 채

끝없이 흔들리며

미망과도 같은

꿈과 무의식에 빠져들고 있다.

"설마 이대로 죽는 건 아니겠지?"

혼자 중얼거리며

가물거리는 의식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우리가 지나는 이곳은 적도 북부.

지구상 가장 사람이 살기 어려운

인간이 갈 일 없는 곳이다.

이제 며칠, 이 마의 산맥 계곡만 빠져나가면

꿈같은 대서양이 나온다.

나 얼마나 그 바다를 보고 싶어 했나?

거기까지는 죽어도 가야 한다.



348km.

"엇, 퓨딴… 부따나!"

제롬의 고함 소리에 눈을 뜨니 우린 와디 속 먼지 구름에 갇혀 있다. 몇 십 미터씩 간간이 시계가 열리고 그 공간을 차지하려 제롬이 옆 차 파일럿 놈들에게 내지르는 욕설이다.

"엇, 창녀 같은 놈. 비켜 인마…! 퓨딴… 죽을래?"

다른 랠리 경주에선 상상할 수 없는 욕지거리들이 이 파리-다카르에서만은 예외이다. 벌써 보름이 훨씬 넘도록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 채 목숨 걸고 죽기 살기로 달려온 놈들이라 눈은 충혈돼 뒤집혀 있고, 모두가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비박 장소에서 싸우는 놈들도 있다. 나는 제롬에게서 핸들을 받고 싶었으나 튀어나온 돌에 부딪히며 차는 깨지는 비명을 토해냈다. 지금 이 순간은 차를 멈추게 할 수도 없다. 시계 제로의 먼지 속에서 무조건 달려오는 뒤차에 들이받히기 때문이다.

오후 2시. 평균 시속 20km. 검은 바위 밭을 지나 바람에 만들어진 모래 산을 이 속도로 한 시간 반이나 걸려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인가?



처참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느와시 르섹 팀의 푸조 차. 차 내부의 생명 바도 엿가락처럼 휘어버렸다.


모래 산을 돌아 나오니

눈앞 세상이 온통 부옇고 노랗다. 그리고

연이어 차에서 깨 볶는 소리가 시끄럽다.

모래 폭풍이다.

지독한 바람이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하룻밤 사이

모래 산 몇 개도 옮겨버린다는

대단한 기세의 폭풍이다.


모래를 막기 위해

뜨거운 차 안의 창문을 다 닫고 나니

폐와 얼굴이 솥뚜껑 안처럼 데워지는 것 같다.

미칠 것 같다.

창과 차체를 때리는 억수 같은 모래 알갱이는

소리만 들어도 따갑다.

생명이 다해 가는 머신의 온갖 부분을

저 모래가 파고들 것만 같다.

히치콕의 영화 『새』 속의 새들처럼

이 모래 알갱이들이 내 머신을 다 쪼아대

만신창이로 만들 것만 같다.


머신이 나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두려워진다.

차를 휘청거리게 하는 이 폭풍 속에

불쌍한 우리 애마는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잘도 달려가고 있음이 고맙다.


저쪽 하늘 위로 뱀 같은 모래바람이

긴 기둥으로 오르고 있다.

끝없이 하늘로 높게 차오르고 있는

그 모래 회오리바람은

우리 차를 더 크게 흔들어댄다.

모래를 기둥처럼 감아

하늘로 솟구쳐 올리고 있는 이 사하라는

정녕 지옥으로 가는,

나만 눈 뜨고 있게 하는

동화 속 세계의 환영이다.

뜨거운 적도의 햇볕 속

창문 닫힌 양철 지붕 아래 갇혀

얼굴과 내장이 타오르고 있는

살아있는 지옥 말이다.

더 높이 올라간 차 안의 열기에

신열이 올라 뜨겁던 내 머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색해져

아픈 것도 모를 지경이다.


 공포의 모래 폭풍. 시계 제로의 주행 20분은 지금도 악몽으로 남아있다.


보온병 속 얼음물에 바스티스를 타

깊게 몇 모금 마셨다.

초록빛 짙은 박하 향이

차갑게 가슴으로 스며든다.

살 것 같다.

운전 중에 알코올 기운이 있는 바스티스를 마시면 

온갖 잔소리를 해댈 제롬이지만 

어째 그는 아무 소리 없다.



죽음의 20분, 악몽의 주행


바람이 차를 더 흔들어대더니 이윽고 신기루 같은 노란 모래 먼지가 우리 차를 감싸버렸다. 시계 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곳에서 절대 차를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이다. 모래가 깊어 이런 곳에서 멈췄다 움직이면 차바퀴는 점점 수렁 같은 모래 속으로 빠져들기에 차를 버리는 것 외엔 별도리가 없다. 이미 그 사고로 수십 대의 차가 경주를 끝내는 것을 익히 보아왔다. 한 대당 수억, 수십억 원을 들인 차들이 말이다.



멈출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모래 폭풍 속 앞이 보이지 않는데...

내가 어찌해야 하는 건가?

계속 가느냐... 멈추느냐... 갓떼믓!

시계 제로!

나는 계속 차를 움직였고,

앞에 절벽이 나타나건

바위가 나타나건

죽음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다.

이 위험한 주행이,

여기까지 와서

모래에 차를 묻는 것보다 나은 일인가를

판단할 이성조차 망각된 시간이다.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차 안에서

미쳐 나갈 것 같더니

뜨거운 차 속이지만 갑자기

한기 같은 소름이 돋는다.

베토벤 7번 3악장 아다지오가 떠오른다.

그 음악을 들으며

꿈결 같은 잔디 위 평원을

시속 397km로 달리고 있는

겁 없는 내 모습이 환영으로 나타난다.

시속 50km도 안 되는 지금

이리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니...

아니, 나는 지금 실제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절부절 제롬도 내게 나침반 방향만 손가락질해 줄 뿐 쥐죽은 듯하다.

391.50km. 갑자기 시계가 무한으로 열리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마치 벽 하나 사이를 걷고 나온 듯한 우리는 앞이 안 보였던 모래 폭풍 속, 죽음으로의 명상은 사하라의 신기루처럼 내 안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 다시 보이는 세상이다. 또 달리자. (사실 나는 이 경주를 끝내고 파리로 돌아온 이후로도 몇 년간을 그 악몽의 순간이 연상돼 소위 말하는 '전쟁 공포증'으로 고생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얼굴이 뜨거워지며 몸 둘 바를 모르고 당황해지는 병 말이다.)

부족 마을을 돌아 다시 사막으로 진입. 나침반 250°. 모래 먼지 가득한 마른입 속을 인삼 물로 씻고, 보리 빵을 모래알처럼 씹으며 요기를 했다. 열이 오른 몸은 계속 식은땀이 흐른다. 라디에이터도 나처럼 정상보다 더 열이 올라있어 불안하다. 사람은 열이 올라도 쉬 죽지 않겠지만 머신은 죽을 수 있다. 주파 기록 게이지는 경주 구간 거리보다 약 1,500km를 더한 11,500km를 넘었다.

466km. 나침반 정서 방향. 와디와 모래 산줄기를 간신히 빠져나가니 한 그루 에삐나(가시나무) 밑에 낙타 대상이 쉬어가고 있다. 저들이 마시는 놀랄 만치 단 차 한잔 얻어 마시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시간이 없다. 나는 크게 손을 흔들어 주며 그들을 지나쳤다. 그들도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505km. 긴 사막 모래가 끝나고 마지막 같은 산줄기가 우리 눈앞을 가득히 막고 서 있다. 쇠진한 몸은 체념이 앞선다. 낮은 골을 찾아 왼편으로 2km를 내려와 공격 루트를 정했다. 차에서 내려 제롬과 나는 지점 지점에 표시를 하고 허세를 부리듯,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야 함을 서로에게 상기시켰다. 세계 최고의 조종 운전자들이 무슨 짓인가 싶지만, 공격 운전은 체력과 용기가 있어야 함인데 저 산을 넘기엔 우리 둘 다 체력, 용기 모두를 상실해 있었기에 서로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분홍빛 모래 산 공격


경주 본부 시각 16시 20분.

가공할 일이다.

넘어야 할 산은 몽환적인 분홍빛으로

아름답기까지 하다.

아무리 보아도

이쁜 마녀들이 골짜기 어디쯤 살고 있을 것 같은

유혹적 자태의 모래 산이다.



오르다 물러나기를 3번째. 산마루터기 왼편의 십여 미터를 넘지 못하고 차는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내며 헛바퀴질만 했다. 우리는 다시 물러나 공격을 포기하고 지표를 삽으로 고르고 장비를 풀어 받침대와 담요 깔개를 깔기로 했다.

"제기랄, 창녀 같은 년..."

"부따나... 퓨딴, 퓨딴..."

애꿎은 차를 욕하며 발로 걷어찼다.

"힘 아껴, 인마... 성깔 부리지 말고."

제롬의 빈정거림에 더 약이 오른다. 하기야 하루에 몇 번씩이나 그녀(차, elle) 밑으로 기어들어가 담요를 깔고 폈다 접었다 하니 창녀가 아니라 창남..., 그래 창남 맞아, 우리가 말이야... 염병할..."



경주 본부 시각 17시 35분.

한 시간 동안 분홍색 모래를 퍼내고

담요를 깔아가며 사투를 벌인 후

산등성이까지 차를 올려놓은 우리는

이 산에 보호색을 하고 사는

분홍색 파충류가 되어있다.

종일 얼굴에 들러붙어 이글거리던

해가 먼 지평선에 걸려있고

그쪽 등성이에서

조그만 어깻숨을 고르고 있는 제롬이

티베트 목각 승려처럼

새카맣게 앉아 가여워 보인다.

살아서 파리에 돌아가면

제롬을 엘리제 궁 옆에 있는

최고의 식당 '맥심'에 데려가

그가 좋아하는 'Fruit de Mer(생굴과 조개, 게 일품요리)'와

알자스 산 백포도주로 초대해 위로해 주리라.



먼지 가득한 입에 침이 고인다. 바보같이... 죽을지도 모르는 놈이 이 먼 곳에서 그런 호화로운 저녁을 기대하다니...


612km. 기적처럼 잘 참고 견디던 차가 기어이 터지고 말았다. 라디에이터로 이어지는 고무 튜브가 터지며 폭발한 것이다. 우리는 차 앞 덮개를 열어놓고 뜨거운 물과 김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낙담한 채 차에 기대 주저앉았다. 우리가 가야 할 쪽으로 해는 뉘엿뉘엿 지고 길 없는 암담한 사막. 노을빛이 잔인하다. 바스티스를 물에 타 한 잔씩 한 후 우리는 라디에이터를 통째로 뜯어냈다. 냉각장치 틈새마다 모래 먼지가 엉겨 붙어있다. 접촉이 안 좋았던 배터리도 뜯어냈다. 해는 언제 넘어갔는지 우리 주변으로 스멀스멀 어둠이 기어들고 헤드라이트를 쓰고 있는 제롬의 분홍빛 얼굴은 어느새 새카만 기름때로 범벅이 되어있다. 그로테스크한 피카소의 자화상 같은 그 얼굴에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다. 나는 짓궂게 제롬의 턱을 불빛 쪽으로 살짝 들어보며

"여어, 인마, 이제 보니 너 잘생겼구나. 분홍색 분칠에, 검은..."

"너 미쳤구나 이제."

제롬은 내 팔을 떨쳐내며 고함질렀다.

"넌 인마, 경주 끝내면 세네갈에 남아 다카르 정신병원에서 좀 고치고 와야겠다..., 이대로 파리 가는 건 안 돼, 인마."


밤 10시가 넘었다.

먼지가 엉겨 붙어있는 라디에이터가

일을 더디게 하고 있다.

우리는 하던 일을 접은 채,

커피를 끓이고

비상 통조림과 마른 빵으로 저녁을 먹었다.

이 사막 판에서 온갖 것들을 다 풀어헤쳐 놓고

이 꼴이 뭔가.


언젠가 이곳 사막 판에서 사라져 버린

생떽쥐베르가 연장 가방을 들고

어린 왕자와 함께 좀 와줬으면 좋으련만...

아니 지쳐 빠진 내게

몸이 무겁지 않은

손가락만 한 어린 공주가 나타나

모깃소리 같은 작은 말이라도

걸어줬으면 좋겠다.


달은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있고

은빛 천지,

몽롱한 정신은

툭툭 떨어질 것 같은 별을 하나쯤 받으려고

이 밤새 기다리고 싶다.

힘들고 외로운 이곳으로

누군가 아무나 와줬으면 좋겠다.


모리타니아의 마지막 밤, 새벽에 도착하자마자 별 밭 아래 죽은 듯이 잠들어버렸다.


사하라에 지다 최종림 작가

❛ 최종림 작가 프로필 ❜

출생: 부산
학력: 프랑스 파리 4 대학 현대 불문과 졸업
데뷔: 미당 서정주 추천으로 『문학 정신』을 통해 한국 문단에 등단

주요 경력:
한국 시인 협회 회원
한국인 최초 FISA 자동차 경주 자격증 A** 취득
파리-다카르 사하라 사막 자동차 경주 참가 및 완주

주요 작품: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사라진 4시 10분』, 『사하라에 지다』
시집: 『에삐나』
논픽션: 『사하라 일기』
오페라 시나리오: 『하멜과 산홍』, 『오디푸스의 신화』(번역 및 각색)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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