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사하라에 지다. 파리 -다카르 경주의 추억/지옥의 랠리 열아홉째 날 횡단의 끝, 그리운 대서양 -최종림 작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2-28 12:21
황사 현상 계속
📍 아타르Atar-누아디부Nouadhibou, 571km, 스페셜 스테이지.
차 일반 점검 오케이, 연료 280L 풀 탱크.

오늘 도착 지점은 아프리카 서해안이다. 얼마나 이 순간이 오기를 마음 졸이며 기다려 왔나. 제발 오늘 코스가 사고 없이 이뤄지기를 기도했다. 이 구간 중 500km는 완전히 모래사막이다.
우리는 모래 늪과 돌 더미 밭을 만날 때마다 사력을 다해 밀어붙였다. 무의미하게 타는 사하라의 긴긴 해를 바라보며 서쪽으로 서쪽으로 횡단해 온 눈물겨운 내 욕망이 가련하다.
천지는 황사 현상으로 붉고, 지표면으로 깔리는 모래바람은 시계를 몹시 좁히고 있다. 바람에 쏠려가는 모래는 사람이든, 차든 부딪히는 모든걸 무자비하게 덮어버릴 기세다.
100km 이후부터 모래 상태가 좋아지고 변화가 없자 다시 무서운 졸음이 몰려왔다. 우리는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당겨놓고, 달리는 차 안에서 자리 바꾸기를 하며 한 시간씩 교대로 단잠을 잤다.
565km. 멀리 섬이 없는 바다가 보인다. 분명 그건 여태 내가 보아온 신기루의 바다가 아닌 정녕 바다다.
“대서양이다, 대서양이다!”
우리는 구명 파이프를 두들기고 경적을 울리며 고함을 질렀다.
횡단 2만 리. 나침반 270°. 이글거리며 타는 적도의 태양을 속절없이 해바라기 하며 정서 쪽으로 달려온 나날들…
바다 내음이 나는 곳으로 진입하며 넘어져 있는 몇 대의 차를 보았다.
횡단 2만 리를 눈앞에 두고 쓰러진 주자들의 아까움이, 말없이 누워있는 사하라의 크기만큼 절실하고 눈물겹다.
우리 차는 12,900km. 실제 주행 거리를 넘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상처투성이로 굴러온 내 여인에게도 바다를 안겨주고 싶다. 바닷바람에 진한 고향 냄새가 전해온다.
내 소년기 모두를 부산 남천동과 민락동 해안에서 보냈었다. 지금 여기 다시 바다로 돌아온 나에겐 저녁 바다 내음, 그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저 대양만큼의 행복이다.
새벽 추위를 피해 배 안에 웅크린 녀석
대서양의 파도는 힘 있고 끝없이 길다. 선창가에는 돌아올 고깃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방파제 안으로 포구가 안겨 있는 우리나라의 선창과 달리 이곳은 긴 해변 모래밭이 선창이다. 길고 뾰족한 카누들이 이제 막 석양을 등지고 들어오고 있다. 큰 도미와 숭어, 뱅어들. 1m도 넘는 이름 모를 잡어들이 배 안에 풍성하다. 모래사장에 즉석 난장판이 서고, 많은 아낙네가 생선을 사 가고 있다.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선창의 비린내가, 지금은 사라져 버린 해운대 쪽의 포구와 갯마을을 기억나게 했다. 태양에 익고 짓무른 몰골의 얼굴을 하염없이 손으로 쓸어내리며 나는 한껏 바다를 들이쉬었다.
해넘이를 보며 바다가 보이는 지중해의 카페, 그리고 "대부, 주제가 한 소절을 떠올렸다. "Wine coloured days warmed by the sun, Deep velvet nights when we're one."
해안을 벗어난 곳, 마의 언덕이라 칭하는 모래 능선을 무사히 넘고
[안내: 지난 호 19회차 누락으로 인해 다시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리며 앞으로 남은 2회 연재가
뜻깊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최종림 작가 프로필 ❜
출생: 부산
학력: 프랑스 파리 4 대학 현대 불문과 졸업
데뷔: 미당 서정주 추천으로 『문학 정신』을 통해 한국 문단에 등단
주요 경력:
한국 시인 협회 회원
한국인 최초 FISA 자동차 경주 자격증 A** 취득
파리-다카르 사하라 사막 자동차 경주 참가 및 완주
주요 작품: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사라진 4시 10분』, 『사하라에 지다』
시집: 『에삐나』
논픽션: 『사하라 일기』
오페라 시나리오: 『하멜과 산홍』, 『오디푸스의 신화』(번역 및 각색)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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