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가정 내 갈등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01 21:54


가정 내 갈등





얼마 전 대구에서 사위가 장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하고 딸과 함께 그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사건이 보도돼 많은 사람을 분노케 했다. 이 사건은 지적장애가 있는 가족 간의 갈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예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가장 가깝고 사랑해야 할 가족 간의 이런저런 갈등이 넘쳐나고, 그중 일부는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로까지 이어지는 예도 없지 않다.


원래 우리가 '갈등'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고부 갈등'이었지만, 오늘날은 고부 관계가 갈등보다는 '며느리 눈치 보기' 상황이라 이 말 자체가 거의 사라진 반면, 부부 갈등과 자녀와의 갈등이 증가하고 심각한 양상인 것이 현실이다. 부부 갈등은 부부 관계가 과거의 '남편과 아내'의 역할과 그에 따르는 비대칭 권위 구조가 경제적·인격적으로 대등한 주체 간의 대칭 관계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사고 체계와 마찰을 빚는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와의 갈등은 생각보다 빈번하고 다양하며 심각한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부모가 이를 단순한 성장 과정에서의 반항 정도로 오해하면서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특히 자녀의 진로 선택에 있어 부모와의 갈등은 가장 큰 착각의 소산이다.


자녀의 소질과 희망을 외면하는 것도 문제지만,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신할 미래의 자녀 직업을 과거의 기준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자녀의 장래를 해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로 부자, 모녀 간의 갈등 형태로 나타나는 자녀와의 갈등은 그 핵심 요인이 다른 세상에서 나고 살아온 사람들 간의 시대와 시대, 세계와 세계 간의 충돌인 경우가 많다. 더욱이 시대의 차이가 단순한 변화의 연속선상에 있던 것이 아니고, 디지털과 AI가 지배하는 세상으로의 전환이라는 완전히 다른 문명사적 전이(轉移)인 점을 감안하면 가정에는 다른 시대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어서 이들 간에는 이해와 공감보다 갈등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극복하기 어려운 단층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연령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19세기 가치관으로 교육받고 성장한 20세기 인간인 부모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주된 도구로 살아가는 현재의 세상에 더 잘 알지도, 더 잘 적응하지도 못하면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21세기 세상을 살아갈 자녀들에게 '네가 뭘 알아? 이 아비가 오죽 잘 알아서 시키겠느냐?' '다 너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말로 일방적인 훈계와 강요를 하는 것은 20세기 화석인간의 무지한 착각의 소치일 가능성이 높다. 자녀가 아는 세상이 전혀 다른데 그에 공감하고 따를 리 없고, 또 자녀가 그르다고 할 수도 없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자녀와 부모 세대 간 가정 내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갈 다음 세대를 어떻게 교육하고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국가의 중차대한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자녀 세대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 다가오는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기성세대 모두가 "나 자신을 알고, 함께 고민할 문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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