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칼리’

성철 스님의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모든 진리는 자기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곧 부처라는 사자후이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인간세계는 고해(苦海)로 불린다. 무명(無明)과 아집, 그리고 욕망으로부터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인간과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 속에서 살인, 강도, 사기, 거짓, 부정과 비리 등 각종 범죄들이 만연하고 있다. 또한 삶의 고통과 허무감으로 고뇌하다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한 청소년 자살은 이미 사회문제가 됐다. 카뮈는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은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문제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 안티자살사이트에서 만난 30대 남자 회사원과 2명의 여고생이 고층아파트에서 함께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의 단속으로 한때 주춤했던 자살사이트와 안티자살사이트가 여전한 모양이다. 이번에 자살한 남자의 지갑에는 ‘나의 사랑:칼리(죽음)’라고 쓰인 그림이 있었다고 한다. ‘칼리’는 힌두교의 주신인 시바의 배우자로 파괴와 죽음을 상징하는 여신이다. ‘칼리’는 해골로 된 목걸이와 잘린 손들을 엮어 만든 허리띠를 두른 모습이다. 자살사이트와 안티자살사이트 회원들 사이에 ‘칼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국의 파괴적 여신이 우리의 청소년들을 자살로 유혹하는 것이나 아닌지 섬뜩하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생명의 문화보다 죽음의 문화가 더 힘을 떨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가운데 참선과 명상, 수련을 통한 ‘마음공부’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성철 스님은 모든 진리가 마음속에 있다고 했는데, ‘참나’를 찾기 위해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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