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축제 단상

전 국토가 가히 꽃밭이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 같은 집 주변은 물론 강변과 도로변, 전국의 산과 들 어느 곳이나 봄꽃들로 가득하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목련까지 활짝 핀 꽃들이 온 산하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원래 봄이 오면 노란 복수초가 눈 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내미는 것을 시작으로 매화와 산수유가 피고 이어서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벚꽃과 목련이 차례대로 피고 지기를 이어나가는 순서가 있었는데, 기후변화의 영향 탓인지 요즘은 그 순서가 없이 온갖 봄꽃들이 시샘하듯 한꺼번에 피었다가 함께 지는 해가 많아진 듯하다. 어쨌든 자연의 순서는 어그러졌을지라도 온갖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 벌이는 향연은 더욱 장관이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중에서도 화사하기로는 벚꽃이 단연 압권이다. 벚꽃은 꽃송이 하나하나는 그리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작은 꽃들이 모여 이루는 군화(群花)의 화사함에는 그 어떤 봄꽃도 비할 수 없다. 벚꽃 나무는 나무 전체가 커다란 꽃송이가 되고 몇 그루만 모여도 그 일대가 커다란 꽃밭이 된다. 그래서 여기저기 앞다투어 벚나무를 심다 보니 어느 사이에 전국이 온통 벚꽃밭이 되었다. 전국이 꽃동산이 되면서 각 지역에 크고 작은 봄꽃축제 또한 한창이다. 벚꽃축제는 물론 매화,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각 지방자치단체나 마을별로 꽃축제가 열리고, 마을 주변은 물론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축제를 개최하는 주최 측에서는 나름대로 지역 특성을 살린 행사를 개최하고 특산물들을 홍보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이러한 봄꽃축제를 보면서 몇 가지 작은 아쉬움과 의문이 떠오른다.
하나는, 애써 준비한 축제가 주최 측의 의도나 노력에 비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지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전국 곳곳 어디서나 피고 있는 꽃, 비슷비슷한 공연과 행사장마다 보이는 풍물장터, 그리고 그곳에서 파는 음식과 특산(?)품까지 이곳저곳의 축제가 닮은 점보다 서로 다른 특별함을 갖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투박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음식이나 기념품,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놀이와 행사들이 중심이 되게 할 수는 없을까? 일례로 꽃보다 열매가 훨씬 화려한 산수유는 꽃축제를 열기보다 열매가 온통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에 산수유 열매 따기, 열매를 활용한 약재나 건강식품 판매를 곁들이는 축제를 열면 어떨까?
봄꽃축제를 보면서 생기는 단상 하나 더. 전 국토가 벚꽃으로 덮이고 벚꽃축제가 도처에서 열리는 올해도 우리는 무궁화를 보기 힘들고, 무궁화축제 소식은 더욱 듣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허전해진다. 벛꽃이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라 하여 속 좁게 배척할 필요는 없지만, 벚꽃만큼은 아니더라도 여름이 되면 곳곳이 나라꽃 무궁화 동산이 되고 무궁화축제도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꽃을 개량하고 심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도록 할 길은 없을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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