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날

로마시대의 출판은 꽤 활발했던 것 같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저술가인 키케로(BC 106~43)는 당시 대규모 필사실이 있어 다량으로 책을 복사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서점도 있었다고 한다. 상류층의 책구입은 유행이었고, 개인서재를 가져야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았다. 노예들을 동원해 많은 필사본을 만들면서 값이 떨어져 중류층도 책을 구입할 수 있었다.
오늘날은 누구나 손쉽게 책을 구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5,00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책을 필두로 이집트의 파피루스, 중세의 양피지 책을 거쳐 종이의 발명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대나무나 나무 조각들을 끈으로 엮어 책을 만들었다. 진시황이 태운 책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눈부신 현대문명은 사상과 지식의 창고인 책을 토대로 발전했다. 책속에는 인류가 수천년동안 쌓아온 사색과 체험과 연구와 관찰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 칼라일은 ‘책에는 모든 과거의 영혼이 가로누워 있다’고 했다. 물론 이것은 좋은 책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성경’이나 ‘자본론’처럼 한권의 책이 역사와 사회의 물줄기를 바꾸었고, 개인적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책속에서 삶의 전기를 이루었을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때 ‘일리아드’를 갖고 다녔고, 나폴레옹의 독서열도 대단했다. 처칠도 누구못지 않은 애서가(愛書家)였다.
우리나라 국민은 책을 잘 안 읽는다고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지난달 매출이 2백억원을 돌파하는 등 출판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고 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 있다. 우리사회의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확산되어 ‘책읽기’가 생활속에서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책을 만들어야 할 출판인들의 책임이 무겁다. 책을 읽는 국민은 희망과 미래가 있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디지털, 정보화시대지만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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