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외국 정보조작 행위자'로 규정…美 "공동의 목표 훼손 우려"
유럽연합(EU) 깃발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리투아니아가 미국을 허위정보 위협으로 지목한 국제회의에 대한 공식 후원을 철회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EU와 유럽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허위정보 대응 국제회의 '#Disinfo2026'에 대한 대응을 지시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EU 디스인포랩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유럽의 허위정보 대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된다.
미 국무부가 문제로 삼은 것은 올해 회의 일정 중에 미국을 '외국 정보조작 및 개입 행위자'로 규정하는 토론회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외국 정보조작 및 개입은 주로 러시아와 중국 등 외국 세력이 온라인에서 허위정보 유포 등을 통해 여론과 정보환경을 왜곡하는 활동을 지칭하는 EU의 용어다.
미 국무부는 외교전문에서 미국을 러시아나 중국 같은 외국 적대국과 같은 범주에 넣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외국 정보조작과 개입 행위자로 규정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정보조작 규모와 성격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부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미국 대사관에 해당 국가의 정부가 미국을 여론조작 행위자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일부 국가에는 회의 참가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가 지목한 토론회는 미국인 연구자 2명과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관계자가 참여해 미국이 유럽에 대한 허위정보 위협이 됐는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게 폴리티코의 설명이다.
미국은 캐나다 정부에는 직접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문제 제기 이후 캐나다와 리투아니아는 회의 자료에서 자국 외교부 로고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EU 대외관계청(EEAS)도 공식 프로그램에서 로고를 뺐다.
EU 대외관계청과 리투아니아 외교부는 일부 회의 프로그램이 자신들의 공식 입장과 맞지 않아 지원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랑스는 공식 후원자로 남았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적대국의 영향력 공작을 설명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공동의 목표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