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의 역사적 비극 재현과 창작자의 인식론적 책임.영화 <암살자들>을 중심으로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01 23:29

대중매체의 역사적 비극 재현과 창작자의 인식론적 책임.영화 <암살자들>을 중심으로



(영화 암살자 장면)



1. 서론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대중문화가 실존 역사와 비극적 사건을 다룰 때 직면하는 윤리적.인식론적 과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대중매체는 단순한 오락 제공자를 넘어 대중의 역사적 기억과 신념을 형성하는 강력한 담론의 주체로 기능한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의 재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과 상업적 소비는 종종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 <암살자>는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표면적 쟁점을 넘어, 창작자가 지녀야 할 윤리적 책무와 인식론적 책임의 본질을 고찰하고자 한다.


2. 본론


2.1 서사적 재구성과 대중문화의 속성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대중적 비판과 옹호의 표면적 쟁점은 대개 ‘실제 역사적 사실인가, 아니면 악의적 왜곡인가’라는 이분법적 구도에 머무른다. 그러나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 텍스트는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기록한 사료(史料)가 아니며, 필연적으로 ‘서사적 재구성’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중문화는 종종 역사적 사건의 공백이나 미해결된 의혹을 파고들며 새로운 서사를 창출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해당 서사가 예술적 플롯에 기반한 ‘자유로운 상상력의 발현’인지, 아니면 대중의 ‘확증편향을 자극’하여 상업적·정치적 쾌락을 추구하는 현상인지 구별하는 일이다. 따라서 논의의 초점은 단순히 “상상할 자유가 있는가”가 아니라, “그 상상이 역사적 고통과 실재를 다루는 데 있어 최선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로 전환되어야 한다.


2.2 창작자의 인식론적 책임과 윤리


학술적 관점에서 ‘인식론적 책임(Epistemic Responsibility)’이란 특정 사실을 주장하거나 믿을 때 마땅히 치러야 할 정직하고 성실한 지적 노력과 태도를 의미한다. 허구성에 기반한 순수 판타지 장르라면 창작자의 무한한 상상력과 주관적 변형이 전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실존 인물, 실제 발생한 비극, 그리고 대중의 집단적 역사 기억을 소재로 삼는 순간 창작자의 지위는 변모한다. 창작자는 단순한 이야기꾼(Storyteller)을 넘어 대중의 인식 체계와 사회적 신념을 형성하는 주체(Agent)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재하는 타인의 고통과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 창작자는 엄밀한 고증과 지적 정직성을 바탕으로 한 인식론적 책임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3. 결론


결론적으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은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사실성 사이의 단순한 대립이 아니다. 이는 대중문화가 역사적 비극을 재현할 때 수반되는 창작자의 ‘윤리적.인식론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창작자는 상상력의 자유를 누리는 동시에, 자신의 서사가 사회적 신념과 대중의 기억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하는 지적 성실성을 갖추어야 한다. 대중문화가 역사적 아픔을 상업적·정치적으로 소비하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창작자 내부의 철저한 인식론적 성찰과 이를 평가하는 사회적 비평 기제의 작동이 동시에 요구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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