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 반발 속 ‘조작 기소 특검법’ 강행 처리, 의회 합의 정신과 법치주의 존중되어야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5 22:17


야당 반발 속 ‘조작 기소 특검법’ 강행 처리, 의회 합의 정신과 법치주의 존중되어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수사 과정을 재검증하겠다는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이 어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전격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통령 재판 취소 조작 특검"이자 "방탄 목적의 특검"이라며 강력히 반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범여권 의석을 활용해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고 오늘 오후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간 충분한 합의 없이 다수 의석에 의존해 법안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의회 민주주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번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의 과정은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불과 이틀 전 여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지난 4월 말 법안이 발의된 이후 공소 취소 논란 등으로 6개월 넘게 계류됐던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부터 전체회의까지 단 하루 만에 통과시킨 셈이다. 법적 정당성과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야 할 중대 입법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처리된 것은 국회의 숙의 기능을 스스로 마비시킨 것과 다름없다.

국회는 특검법 상정에 앞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과 초광역특구법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함께 상정해 통과시켰다. 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퇴장한 상태에서 여당 단독으로 표결이 진행된 것은 현재 우리 국회가 처한 극단적 양극화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박형수 의원을 첫 주자로 내세워 필리버스터로 저항하고 있지만, 의석수의 한계 앞에 국회의 정상적인 상호 견제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특검 제도는 사법 기관의 수사가 공정성을 잃었을 때 보충적으로 도입하는 예외적 장치여야 한다. 이미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 중인 재판과 사법 절차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이를 뒤흔들 수 있는 특검을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가결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권위를 실추시킬 우려가 크다. 특정 인사를 보호하기 위해 입법권을 남용한다는 국민적 의혹을 사지 않으려면, 법안의 필요성과 공정성에 대해 더 엄격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했다.

다수 의석이라는 입법 권력은 언제나 국민의 상식과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절제되어 행사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거대 여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가 가져올 정치적 부작용과 국민적 불신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무리한 특검 강행을 멈추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 이성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가 정쟁을 멈추고 법치와 민생을 돌보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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