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화석' 제주고사리삼, 제주 상징 깃대종 설정해야"
전북대 선병윤 명예교수, 보전 방안 제언
제주고사리삼 세밀화와 자생지 사진 [세밀화 고(故) 김철환 박사·사진 문명옥 박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원시 양치식물 진화의 열쇠를 간직한 '살아있는 화석' 제주고사리삼을 제주도를 상징하는 깃대종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깃대종이란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을 말한다.
선병윤 전북대 명예교수는 19일 공개한 '제주고사리삼의 생물학적 특성과 보전을 위한 제언'이라는 연구 발표문을 통해 제주고사리삼은 독보적인 진화적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선 교수는 "제주고사리삼은 과(科) 내에서 가장 초기에 분기한 계통적으로 아주 원시적인 특징을 유지한다"며 "제주 자생 집단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잔존집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고사리삼은 제주에서 자체적으로 진화한 종이라기보다 과거 동아시아 대륙(중국 남부, 일본, 한반도 남부 등)에 넓게 분포하던 고대 계보의 식물이 제주도로 유입된 후 살아남은 '잔존고유속'(Relict endemicgenus)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대륙의 자생지 환경이 급변해 지금의 제주고사리삼과 같은 식물이 멸종했지만, 제주도의 특수한 환경(곶자왈 등)이 고대 식물에 적합한 '피난처' 역할을 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제주고사리삼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다른 속들과 일억수천만년 전 분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가 형성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존재하던 계보가 제주 섬이 만들어진 후 유입돼 고립되었음을 시사한다.
현재 양치식물의 고유속을 가진 나라는 한국과 필리핀, 하와이, 뉴질랜드, 뉴칼레도니아 정도이다. 만약 제주도가 없었다면 제주고사리삼도 사라졌을 것이고, 결국 원시 양치식물 진화의 증거를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선 교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 등급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제주고사리삼을 보전하기 위해 서식지 내외 보전 전략을 수립하고, 인공 증식 기법을 확립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제주도를 상징하는 깃대종으로 설정하고, 제주도의 대표 문양(엠블렘)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이밖에 국제학술대회를 통한 중요성 부각, 제주고사리삼 보전을 위한 범국민단체를 결성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선 교수는 오는 21일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리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주최 '멸종위기종 제주고사리삼의 지속 가능한 보전 방안'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는 현재까지 제주도 동북쪽 곶자왈 지대에서만 확인되고 있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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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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