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웅담(熊膽), 즉 곰의 쓸개는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대표적 한약재로 쓰여왔다. 어혈이란 타박상을 입었을 때나 교통사고·수술 뒤에 기혈(氣血)이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증세. 웅담의 주요성분인 타우린과 우루소데속시콜린산 등이 몸 속의 열과 독을 없애주는 것이다. 웅담은 담석·지방간의 치료와 소염에도 효능이 있다.
이런 약효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웅담은 치료약이 흔치 않았던 옛날은 물론, 오늘날도 다투어 찾는 물품이다. 한방에서는 그 중에서도 반달곰과 흑곰의 쓸개를 으뜸으로 치고 북극의 백곰이나 불곰의 것은 하품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웅담을 보약이나 정력제, 또는 만병통치약으로 맹신하는 약물 오용은 엄청난 부작용을 불러왔다.
남획과 밀렵으로 한반도에 곰의 씨가 마른 것이다. 일제시대때 많은 포획이 있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지리산에서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고산지대에 반달곰이 서식했다. 그러다 70년대부터 자취를 감추어 80년대 이후엔 민족 신화의 주인공이자 생태계를 상징하는 ‘깃대종’인 곰을, 사육장이 아니고는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만 해도 현재 2만마리, 일본은 1만마리 이상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
그뿐이랴. 섭생을 건강관리의 왕도로 생각하고, 정력에 좋다면 가릴 것이 없는 한국인들은 전세계 웅담의 90% 이상을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동남아건 미국·캐나다건, 특히 아직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캄차카반도와 알래스카도 웅담 등을 찾는 한국인들의 발길로 어수선하다. 오죽하면 세계 130개국 동물보호단체가 미국연방정부에 한국의 웅담거래를 막아달라고 탄원서를 내고 ‘멸종위기 동식물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라 웅담·녹용 등의 공항반입이 금지됐을까.
그래도 웅담은 여전히 한국인들에겐 귀한 ‘보물’이다. 어느 정치인에게 뇌물로 수백만원대의 웅담을 선물한 기업인이 있다니 말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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