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명장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08 22:08


명장





화투의 12월 비 스무끗짜리에는 우산을 쓴 선비가 수양버들 가지를 향해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바라보는 그림이 나온다. 흔히 ’우중(雨中)영감’이라고 부르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서기 10세기 일본 헤이안(平安)시대의 명필 오노 도후(小野道風)이다. 붓글씨 연습에 진력이 나서 우산을 쓰고 나섰다가 개구리가 수십번을 실패한 끝에 마침내 수양버들 가지로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대오각성, 일본 최고의 명필이 되었다는 교훈을 담은 그림이다.


일본은 무슨 일이든지 한가지 일에 정진, 일가를 이룬 사람을 높이 받들고 기리는 전통을 가꾸어 오고 있다. 이른바 ‘천하제일’ 전통이 그것이다. 임진왜란때 일본에 잡혀갔던 강항(姜沆)이 쓴 ‘간양록(看羊祿)’에도 나와 있듯이 일본에는 어떤 기술이나 특정물품 제조 분야에는 반드시 천하제일이 있고 그 사람이 만든 작품은 천금을 아끼지 않고 사들이는 전통이 살아 있는 것이다. 도자기나 일본도는 말할 것도 없고 기와, 분재, 도장 등 온갖 기능마다 천하제일의 명장이 있다.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영화배우 소피아 로렌 등은 구두는 반드시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테스토니 제품만을 신는다. 테스토니에는 구두의 명장 블라디미르 보노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노라는 지난 45년 동안 오로지 구두만을 만들어 온 명장중의 명장으로 지난 5월에는 우리나라에도 다녀간 적이 있다. 그는 독일의 마이스터처럼 한가지 일에 정진, 명장의 명성을 얻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사례중의 하나라 하겠다.


고용노동부는 ‘2025 대한민국 명장’ 57명을 선정, 발표했다. 그중에는 30년동안 음식만을 만들어 온 조리사도 있고 우리 전통과자인 화과자의 1인자가 된 제빵 기술자도 들어있다. 강단이나 연구실에서 쌓은 학문적 업적이 아니라 생산현장에서 익힌 솜씨로 일가를 이룬 명장들이다. 명장 선정이 일류대학을 나온 ‘사’자 돌림의 전문직이래야 대접받는 우리 사회의 편향된 가치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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