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한자 조정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최근에 펴낸 ‘타임스 영어사전’에 몇몇 인터넷용어를 새로 수록했다. 인터넷상의 에티켓을 뜻하는 네티켓을 비롯하여 원래는 돼지고기 통조림 상표지만 인터넷에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e메일을 마구 보내는 뜻으로 쓰이는 스팸(spam)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다보니 지난 1990년부터 30년동안 영어사전에 새로 오른 컴퓨터관련 용어와 표현만 해도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쓰는 약어(略語)는 로제타석(石)의 고대문자를 판독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gr8’을 ‘great’로 알아보고 ‘OIC’를 ‘Oh, I see’로 금방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셰익스피어가 되살아난다 해도 세계적인 문호가 되기는커녕 영어단어부터 새로 공부해야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한자도 예외가 아니다. 공산혁명이후 획수를 대폭 줄여 간소화한데다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 생긴 단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공자님이 되살아나도 요즘 중국에서 쓰이는 한자어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중국에선 슈퍼마켓을 ‘초시(超市)’라고 쓴다. 문자 그대로 슈퍼와 마켓이라는 말을 그대로 한자로 옮겨 짜깁기한 단어다. 그러니 도대체 슈퍼마켓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공자님이 ‘초시’의 뜻을 어떻게 알겠는가.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쓰는 단어와 뜻이 서로 다른 경우도 많다.
교육부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초한자 1,800자중 44개를 제외하고 새로 44자를 추가했다. 50년만에 손질한 것이라고 한다. 사용빈도에 따른 연구안과 전문기구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지만 앞으로 한동안은 논란이 계속될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별로 쓰지 않는 어렵고 낯선 한자들이 기초한자에 새로 포함되었는가 하면 또 버리기 아까운 한자들이 제외되었다는 불만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언어란 어차피 시대변화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지만 공식적인 기준을 바꿀 때는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같은 것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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