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로 향하는 희토류 전쟁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3-25 07:18

심해로 향하는 희토류 전쟁


한 시대의 힘은 언제나 자원에서 시작되었다. 산업혁명은 석탄에서 태어났고, 20세기는 석유가 움직였다. 


그리고 21세기의 산업 심장은 희토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 모터와 반도체, 스마트폰, 인공위성과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첨단 산업의 핵심에는 이 작은 금속 원소들이 숨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공급 구조다. 세계 희토류 생산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자원이 특정 국가에 집중될 때 산업은 언제든 외교와 정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0년 일본과 중국 사이의 영토 갈등이 고조되었을 때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세계 산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자동차와 전자 산업이 흔들리자 각국은 비로소 자원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했다. 희토류는 단순한 광물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열쇠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세계의 시선은 육지를 넘어 바다로 향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깊은 해저에는 망간단괴와 희토류 성분을 포함한 광물이 넓게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연구진은 미나미토리섬 인근 해저에서 대규모 희토류 퇴적층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자국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의 상당량을 심해에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 움직임에 미국과 유럽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태평양의 심해 탐사권을 확보하고 채굴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자원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 활동은 국제기구인 국제해저기구의 관리 아래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상은 기술과 자본을 가진 국가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심해 채굴에는 또 다른 질문이 따라붙는다. 해저 생태계는 아직 인간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수천 미터 깊이의 어둠 속에서 수 만 년 동안 형성된 생태계가 채굴로 인해 파괴될 경우 회복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인간의 기술은 바다 깊은 곳까지 도달했지만, 그 결과를 감당할 지혜까지 갖추었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결국 희토류를 둘러싼 경쟁은 단순한 자원 확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 환경 윤리, 그리고 국제 질서가 서로 맞물린 거대한 문제다. 심해는 인류가 남겨 둔 마지막 미개척지라 불린다. 


그 깊은 바다 속에서 벌어질 다음 시대의 경쟁은 총성이 아니라 기술과 자본, 그리고 절제된 개발 의지로 결정될 것이다.


자원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새로운 경계를 넘어서 왔다. 이제 그 경계가 바다의 심연으로 내려가고 있다그러나 인류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분명하다. 


바다는 단지 캐내야 할 광산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생명의 터전`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는 듯 하다.



권오정 문화부장/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사무실031-781-9811
사업자 번호583-06-03523
주소 인천 서구 원당대로 628 714호 보미 골드 리즌빌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