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풍경(7)》,'한강변의 봄맞이'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3-13 06:43

《시조가 있는 풍경(7)》


한강변의 봄맞이


원용우


산수유 등불 달고서 다투어 길 밝힌다

묵은 풀 엎드리고 새싹은 고개 들고

기다린 

임이 오시나 

연실 터뜨리는 꽃망울


강변도 살아 있는지 새로운 몸짓 하네

나무는 실눈 뜨고 강물은 꿈틀대고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 

눈부신 봄의 소리


봄소식 전해주는 개나리의 노란 웃음

밭둑에 뿌리 내린 들풀의 고요한 함성

불씨는 

지피지 않아도 

온누리에 번져 간다


ㅡ ◇ㅡ ◇ㅡ ◇ㅡ◇ ㅡ◇ ㅡ ◇ㅡ


 원용우 〈한강변의 봄맞이》는

계절의 변화를 단순히 묘사하는 자연시가 아니라, 봄이라는 시간을 통해 생명의 본질과 존재의 역동성을 탐색한 작품이다. 


시는 한강변이라는 구체적 공간을 배경으로 삼되, 그 공간을 생명 각성의 무대로 확장시킨다.


 초장은 봄을 빛의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등불’은 단순한 꽃의 색채를 넘어 어둠을 밀어내는 희망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이어 시간의 교체, 즉 낡음과 새로움의 순환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기다림 끝에 정서적 긴장을 해소하는 개화의 순간이며, 이는 곧 생명의 응답이다.


중장에 이르면 자연은 더욱 역동화된다. “강변도 살아 있는지 새로운 몸짓 하네”라는 의인화는 공간 자체에 생명성을 부여하고 정적인 풍경 묘사를 넘어 운동감과 촉각적 생동을 불러 일으키고 시각과 청각을 교차시키는 공감적 표현으로, 봄을 총체적 감각의 체험으로 확장한다.


종장은 이 작품의 사유가 응축된 부분으로 역설적 표현을 통해 미약한 존재의 힘을 강조한다. 함성은 소리 크기에 있지 않고 존재의 확고함에 있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생명의 자발성과 확산성을 선언하는 문장이다. 희망은 강요되거나 조작되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스스로 번져 간다는 믿음이 이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형식적으로 이 시는 전통 시조의 삼단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어휘와 이미지의 현대성을 확보하고 있다. 자연을 노래하되 감상에 머물지 않고, 생명의 철학으로 상승시키는 점에서 현대시조의 성취를 보여 준다.


'한강변의 봄맞이'는 봄이라는 계절을 통해 ‘존재의 깨어남’과 ‘희망의 확산’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것은 자연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이야기이며, 시간의 순환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씨에 대한 신뢰의 선언이라 할 수 있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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