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문학》 시와 함께 걷는 기쁨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3-09 22:56


시와 함께 걷는 기쁨




나는 마음에 드는 시를 만나게 되면 휴대폰에 입력시킨 후 며칠에 걸쳐서 암송한다. 산책할 때 주위에서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암송한다. 그렇게 하면 그 시의 참맛을 음미할 수 있다. 그래서 가 좋아하는 시는 암송하기 편한 시들이다. 지나치게 산문적이어서 암송하는 맛이 없는 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한자에서 시(詩)는 절(寺)에서 쓰는 말(言)이라는 뜻이 있다. 시를 암송하는 것은 스님들이 염불을 하는 것과 같은 행위가 된다. 가벼운 일이 아니고 경건한 일이라는 뜻일 테다.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해주는 의식 수준은 고정돼 있지 않다. 올래길이나 꽃비 내리는 산책길을 걸을 땐 대자연의 높은 의식에 동화돼 올라간다.


거기에 더해 시인이 고뇌하며 섬광처럼 떠오른 영감으로 지은 시 한 수를 암송하고 나면, 그의 의식 수준은 시인의 높은 의식 수준에 동조화(同調化)된다. 이 얼마나 고맙고 감격스러운 일인가.


이렇듯 대자연 속에서 시와 함께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힐링이자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옛 선비들이 시와 함께 주유천하(周遊天下)했던 기분이고 마음일 것이다.


이제는 예를 들어 가며 구체적인 접근을 해보겠다.


대자연의 마음, 우주의 마음은 누구나의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데, 세상사에 억눌려 잊고 지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마음을 끄집어내는 것이 철학자, 종교인, 예술가의 몫이지만 그중 으뜸은 시인이라 생각한다. 시는 신선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준다. 몇 구절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말없이 재 넘은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신석정




참으로 신선하지 않은가. 그리고 구체적으로 꽃봉오리, 소풍, 초승달 같은 시적(詩的) 매개체가 있어, 기억하고 이해하기도 쉬워 우리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대자연의 마음, 우주의 마음을 손쉽게 불러내주고 있다. 이 얼마나 고마운가. 어려운 철학 책이나 두꺼운 경전보다 효과적이다.


이런 일에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방구석에서 하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 하는 것이 더 재미를 붙게 하고 지속적으로 하게 만든다. 그렇게 하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유산소운동을 하는 셈이 된다. 어디 먼 휴양지에 갈 필요도 없고, 주변에 있는 산책길을 걸으며 좋아하는 시구들을 조용히 암송해보자. 신비로운 힘이 몸과 마음속에 스며들어 나도 모르게 너그러워지고 긍정적이 되는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 짧은 시구 하나로.


이게 바로 명상이고 시와 함께 걷는 기쁨이 아닐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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