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가 있는 풍경(6)》
난초
가람 이병기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 가고
서늘바람 일어 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 조오다 ㅡ>> 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모진 겨울 이긴 저 어린 생명 참으로 대단하다.
더하여
꽃들이 개화하는 순간은 참으로 경이롭다.
하늘도 숨 죽이고 바람도 멎는다 하지 않더냐.
꽃인들 신세계 열어 가는 아픔ㆍ 진통ㆍ 산통이 없을 수 있으랴.
누구나 한 하늘 열어 갈려면 상당한 댓가를 치루어야하고 상당한 세월 참고 견디는 지혜도 배워야하지 않던가
그런 세월 보내면서 세상 이치를 알아 가는거 아니겠느냐. 어디 꽃피는 일만 그러할까?
무덤덤한 사내도 꽃 피는 순간만은 해맑은 소년이으로 돌아 가 영혼이 깨끗 순수해 지리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정신을 딴 곳에 두고 살다보니 알게 모르게 놓친 귀한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 나는 그 때 그 시절 뭘하고 살았나 하고 가슴 칠 때가 더러 있으리라
돌아보면 우리 모두 꽃봉오리 맺히고 꽃피던 시절 한 두 번은 있었으리 ᆢ그 얼마나 아름다운 잊지 못할, 다시는 누리지 못할 청춘 시절 아니던가.

가람 이병기는 고시조와 달리 생활 속에서 글감을 찾고 그 느낌을 시조로 표현한 선각자 중 귀중한 한 분이다.
고시조의 관념성 추상성을 배격하고 참된 개성과 리얼리티의 획득을 주장하고 실천해 현대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국민 국학으로서의 시조를 주창한 육당 최남선과 더불어 일제의 엄혹한 시절에 작품과 이론으로 시조를 현대에 살려낸 정신적 등대로 남았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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