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5000 붕괴가 준 교훈… 대외 파고 이겨낼 ‘시장 자율’과 ‘기업 활력’이 답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7 22:19


코스피 5000 붕괴가 준 교훈… 대외 파고 이겨낼 ‘시장 자율’과 ‘기업 활력’이 답이다





대한민국 증시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코스피 5000선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블루 쓰나미’의 여파로 글로벌 AI 규제 우려가 커지자,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4900선마저 위협받다 기관의 매수세로 간신히 5000선을 턱걸이 방어했으나, 시장이 마주한 공포의 깊이는 얕지 않다. 코스닥 역시 5% 넘게 급락하며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일각에서는 우리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했다며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려 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견고하고 코스피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한 미래 이익의 반영체다. 글로벌 빅테크 전망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 증시가 발작적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체질 자체가 대외 외풍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고, 반도체가 국가 수출의 48.9%를 차지하는 기형적 ‘천수답 구조’에서는 대외 규제 한 줄에 나라 경제가 통째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가혹한 현실을 타개할 정공법은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나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들이 스스로 뛰어놀 수 있도록 시장의 손발을 묶고 있는 낡은 규제의 사슬을 끊어내는 ‘시장 자율의 확립’이다. 미국발 규제 폭풍이 밀려올 때 우리 기업들이 민첩하게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주당 52시간제 등 경직된 노동 규제와 신산업 진출을 가로막는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 환경 속에서는 어떤 기업도 글로벌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운동장을 평평하게 다져주는 일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과감하게 확대하여 자발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과도한 상속세 및 규제 리스크를 완화해 기업가 정신을 부활시켜야 한다. ‘반도체 반, 나머지 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주체는 정부의 관치(官治)가 아닌, 민간의 창의와 모험 자본이어야 한다. 정부는 간섭을 버리고 시장 생태계 조성자 역할에 충실하라. 그것이 5000선 붕괴라는 위기를 대한민국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회로 전환하는 유일한 길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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