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 맞서 시작한 미식 축제…뉴욕 물들인 한국의 맛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09 13:24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한식당 부스에 특히 긴 줄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열린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2026' 현장. 2026.10.9 nomad@yna.co.kr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파크.


불판 위에 양념고기가 지글거리고 숯불 연기와 고소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졌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20∼30명이 줄을 늘어섰다. 뉴욕의 한국식 스테이크 하우스 '꽃'(COTE)과 그 옆의 '기사식당(KISA) 부스였다.


기다림 끝에 받아 든 접시에는 숯불에 구운 양념고기와 상추, 쌈무 등이 담겼다.


셰프들은 숯불에 구운 고기를 작은 접시에 나눠 담아 방문객들에게 건네면서 쌈으로 먹는 법도 알려줬다. 고추와 마늘 등도 따로 준비해 선택해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셰프들은 접시를 채우느라 분주했고, 한국식 바비큐를 맛보려는 뉴요커들의 발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음식을 내놓은 채 손님을 기다리다가 비교적 일찍 부스를 정리한 일부 식당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미식의 도시 뉴욕에서도 예약 난도가 높기로 소문난 아시안 레스토랑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대규모 자선 미식 행사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2026' 현장이다. 뉴욕의 최정상 아시안 레스토랑 40여곳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부스들에는 특히 긴 줄이 이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열린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2026' 현장. 2026.10.9 nomad@yna.co.kr


꽃과 기사식당을 비롯해 주옥(Joo Ok), 아토보이(Atoboy), 무노(Moono), 비롯해 나미 노리(Nami Nori), 꼬치(KOCHI) 등 한국계 셰프나 오너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참여했다. 한국식 바비큐는 물론 김밥과 꼬치, 막걸리,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가 마련됐다.


현장에서 부스 지도를 살펴보고 있던 파리야(20)와 루쇼나(20)는 가장 먼저 방문할 부스로 꽃을 꼽았다. 고교 졸업식 때 이 식당을 방문한 적 있다는 이들은 "모든 게 좋았다.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강조했다.


높은 티켓 가격에도 이 자리는 한 식당에 머물지 않고 여러 곳의 음식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이 모이는 뉴욕의 특성을 보여주는 행사이기도 했다.


음식으로 사람들을 모은 이 축제는 처음부터 미식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었다.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가 커지던 시기, 부정적인 인식을 음식과 문화를 통한 교류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행사를 이끈 뉴욕 요식업계 리더 사이먼 김은 연합뉴스와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식당들이 문을 닫는 위기 속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가 급증했을 때, 이를 부정적인 인식 대신 긍정적인 '사랑'과 '연대'로 바꾸고자 뜻을 모았던 게 이렇게 큰 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1천300장 이상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티켓 가격은 100달러(약 13만원)에서 시작해 최대 2천달러(약 270만원)에 이른다. 모금액은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공원 녹지 보존 기금과 아시아계 아동·청소년 멘토링 단체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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