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 봤어?”라는 짧은 물음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해 봤어?”
짧고 평범한 말 같지만 그 안에는 정주영 회장의 삶과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안 됩니다”, “어렵습니다”,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는 먼저 물었을 것이다.
“해 봤어?”
직접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선입견일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이 노력한다고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보지도 않고 가능성을 닫아버린다면 처음부터 새로운 길을 찾을 기회조차 사라진다.
우리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나는 공부를 못해”라고 단정한다. 운동을 며칠 해보고 힘들다고 포기한다. 장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요즘 장사가 되겠어?”라고 말한다. 사업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예술은 재능 있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새로운 일 앞에서는 나이와 환경을 핑계 삼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 자전거를 타면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드물고, 처음 붓을 잡은 사람이 곧바로 명작을 그릴 수도 없다. 공부도, 운동도, 장사도, 사업도, 예술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니 “해 봤어?”라는 말은 무모하게 덤비라는 뜻이 아니다.
한 번은 부딪쳐 보고 판단하라는 뜻이다.
해보고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살펴보고, 방법을 바꾸어 다시 해볼 수 있다. 그것도 안 되면 미련 없이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젊을 때는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주저하기 쉽다. 그러나 나이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어야 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오늘 배우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한번 배워보고, 걷고 싶었다면 걸어보고, 쓰고 싶었던 글이 있다면 써보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면 연락하고, 미루어둔 일이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인생에서 후회가 되는 것은 실패한 일보다 해보지 않은 일일 때가 많다.
“해 봤어?”라는 물음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정말 해봤는가?”
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섣불리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말자.
작게라도 시작해보자.
한 걸음 내디디면 두 번째 걸음이 보이고, 한 번 시도하면 다음 방법이 보인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행동 하나가 때로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고 정주영 전 회장의 “해 봤어?”는 오래된 말이지만 낡은 말이 아니다.
오히려 무엇이든 너무 쉽게 포기하고, 시작하기도 전에 가능성을 계산하는 오늘의 시대에 더욱 필요한 말인지 모른다.
생각만으로는 길이 열리지 않는다.
일단 해보아야 길이 보인다.
오늘 우리 자신에게도 한번 물어보자.
“그 일, 정말 해봤어?”
그리고 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대답해보자.
“그럼, 한번 해보지 뭐.”
어쩌면 새로운 인생은 바로 그 한마디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