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에 외국인도 동승자…"보안사고 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
임미애 의원 "부산해수청 안이한 대처…보안관리체계 개선 시급"
컨테이너 가득쌓인 부산신항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항 신항에서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의 무단 출입과 미수 사례가 570건을 넘었지만, 관할 기관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공식 집계한 부산항 보안사고는 최근 3년간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부산해수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는 2024년 무단이탈 1건, 2025년 밀입국 등 기타 사건 1건, 2026년 무단이탈 1건 등 모두 3건이다.
부산해수청은 각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개별 항만시설의 보안 운영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돼 있어 항만 보안을 위해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부산항 신항에서 무단으로 출입했거나 진입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는 572건에 달한다.
모두 출입 승인을 받은 화물차 운전자가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사람을 차량에 태워 들어가거나 진입을 시도한 경우다.
최근에는 승인받지 않은 외국인이 화물차에 동승해 무단 출입한 사례도 3건 있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7월에는 중국 국적 여성이, 올해 1월에는 필리핀 여성이 화물 차량에 동승해 무단출입했다가 적발됐다.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무단 진입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11건에 달했다.
하지만 부산해수청은 이 같은 무단 출입 사례를 보안사고로 분류하지 않았다.
부산해수청은 "철조망이나 울타리를 훼손해 항만에 침입하는 등 고의성이 다분한 보안사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항만보안구역 출입 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규정을 인지하지 못해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주의, 퇴장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부산항 신항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를 두고 부산해수청이 보안사고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실제 보안 위험을 공식 통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 보도 등으로 확인된 것만 해도 최근 부산항에서는 각종 무단침입, 무단이탈 등 사건이 잇따랐지만 통계에는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4년 4월 22일 술에 취한 40대 러시아 선원이 감천항 동편부두 안으로 월담하려다 적발됐고, 같은 날 감천항 중앙부두에서는 중국인 선원 3명이 상륙허가 없이 하선했다가 순찰 직원에게 적발됐다.
같은 해 7월에는 러시아 선원이 동료 선원의 여권과 상륙허가서로 검문소를 통과한 뒤 주점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적발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감천항 동편부두에 정박한 어선에서 베트남 선원이 바다를 헤엄쳐 밀입국한 뒤 달아났다가 전남에서 검거됐다.
임미애 의원은 "부산신항보안공사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이를 보안 사건으로 집계하지 않고 과태료도 단 한 건 부과하지 않은 것은 안이한 대처"라며 "반복되는 무단출입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보안 관리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별다른 범죄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을 뿐, 무단 출입자가 항만시설을 촬영하거나 정보를 빼내는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며 "실제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안상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