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평]공보의 감소와 농어촌 의료 공백-청암 배성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26 10:00

― 병역의 변화가 던지는 사회적 질문

이미지 캡션=ai 생성



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단순히 군 복무라는 의미를 넘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 그중 공중보건의사 제도는 군 복무와 함께 의료 취약지역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공보의 감소 현상은 농어촌 지역의 의료 공백이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공보의는 그동안 농어촌 주민들에게 단순한 의사가 아니었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작은 마을에서 아픈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령자의 만성질환을 관리하며,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에 대응하는 지역의 마지막 의료 안전망이었다. 도시에서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가 농촌에서는 공보의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병역 자원의 감소와 의료 인력 구조의 변화로 공보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농어촌의 현실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보건지소의 진료 기능이 약화되고, 주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가 많은 농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생명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공보의 감소 문제는 단순히 의사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도시에 집중된 의료 환경 속에서 농어촌 주민들도 국민으로서 동등한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지킬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병역의 의미를 국방의 현장에서 나라를 지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국가 안보의 개념은 더욱 넓어졌다. 감염병, 재난, 고령화, 의료 위기 등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 또한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보의 제도는 병역 자원을 활용한 사회적 국방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저출산으로 인해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줄어드는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담당해 온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이다. 공보의 감소 시대에는 새로운 방식의 지역 의료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농어촌 의료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 근무 의료인에 대한 지원 확대, 공공의료 강화, 지역 의료 인력 양성, 방문 진료와 응급 의료 체계 보완 등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의료 취약지역에서 근무하는 의료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한 명의 의사가 한 마을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작은 보건지소 하나가 고령 주민들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병역은 시대에 따라 모습이 변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을 지키는 일이다. 이제 국방의 개념은 국경을 지키는 것을 넘어 국민의 건강과 삶을 지키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공보의 감소 문제는 의료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모든 국민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농어촌의 의료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결국 지역 공동체의 약화와 국가 균형 발전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이 어디에 살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국가 안보이며 현대 병역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시와 늪 대표 배성근(시인, 수필, 소설, 평론(비평).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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