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궁 지우고 K-제품 채웠다…면세점, 1분기 일제히 흑자 반등
롯데 영업익 111% 급증 속 신라·신세계 흑자 전환
외국인 구매객 28.7% 늘며 개별 관광객 중심 재편…명품 대신 중소 K브랜드
북적이는 면세점 지난 9월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5.9.30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면세업계가 긴 침체기를 지나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면세점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 또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과거 면세업계를 떠받쳤던 중국 다이궁(보따리상) 대신 개별 관광객(FIT)과 K브랜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면세업계 1분기 실적 일제히 반등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고 개별 관광객(FIT) 유치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7천922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11% 신장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신라면세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텔신라[008770]에 따르면 면세점을 운영하는 TR부문의 1분기 매출은 8천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시내점 매출이 공항점(4.0%) 대비 큰 11.7%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출이 5%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현대면세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억원 개선된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에 새 구역 영업을 개시한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추가적인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롯데면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다이궁 가고 다국적 FIT 입국…'저비용 고효율' 구조 정착
면세업계의 실적 반등은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선 '질적 구조 조정'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한국면세점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구매 인원은 108만9천209명으로, 전년 동월(84만6천148명) 대비 28.7% 급증했다.
외국인 매출 총액이 8천500억원대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구매 인원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면세점의 타겟층이 과거 소수의 다이궁에서 다수의 '개별 관광객(FIT)'으로 완연하게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 개별관광객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특히 중국(+68%)을 비롯해 대만(+38%)과 베트남(+255%) 등 고객층의 다국적화가 눈에 띄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고비용 구조의 타파'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다이궁 유치를 위해 지불했던 막대한 송객수수료를 줄이는 대신 직접 매장을 찾는 다국적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객단가는 작년(약 100만원)보다 하향 안정화(약 78만원)되었으나, 오히려 면세점의 실질적인 수익성은 개선되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탈바꿈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환율·고물가에 내국인 구매자가 전년 대비 약 5만명 감소하며 위축된 상황에서 1년 새 24만명 이상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면세업계의 실적 방어와 흑자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가성비 중심 소비 이어가는 외국인 관광객들 (영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형태가 개인 취향을 반영한 '가성비'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6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한 올리브영 매장의 모습. 2025.12.16 ksm7976@yna.co.kr
◇ 명품 대신 K뷰티·패션…면세점 역할도 변화
상반기 내에는 2010년대 중반 '면세점 특허 전쟁'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명함을 내민다.
중소 면세업체인 '명동듀티프리'는 지난해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다음 달 말 서울 명동에 출점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규모 면에서는 대형 면세점과 비교하기 어려우나, 면세업계의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풀이된다.
과거 면세점이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면, 최근에는 K-열풍을 타고 중소기업 제품과 K-뷰티, K-패션 등으로 업태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면세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사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는 가성비 높은 K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끌었던 것이 단적인 예다.
기존 대형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 등은 K-컬처와 연계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내국인 소비나 명품 판매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K컬처와 연계한 체험 요소, 중소 브랜드 발굴 역량 등이 앞으로 면세점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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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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