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숫자와 저녁의 숫자>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이야기
배성근회장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숫자와 마주합니다. 시계의 눈금, 통장의 잔액, 체중계 위의 수치. 그러나 그중에서도 내 몸의 내일을 비추는 가장 중요한 숫자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혈당’입니다.
<공복혈당 > 하루의 첫 장
아침에 눈을 뜨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재는 혈당이 공복혈당입니다. 최소 8시간 금식한 뒤 측정해야 하며, 이는 마치 밤을 건너 새벽을 맞는 몸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70~99 mg/dL: 맑은 새벽하늘, 건강한 균형, 100~125 mg/dL: 옅은 안개, 전(前)당뇨의 경계, 126 mg/dL 이상: 무거운 구름, 당뇨병 위험 신호입니다ㆍ
공자는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君子務本)”고 했습니다. 공복혈당은 바로 그 ‘근본’을 보여주는 첫 장입니다.
<식후혈당> -한낮의 기록
식후혈당은 ‘밥상 위의 기록’입니다. 음식이 몸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보여주는 지표이지요. 특히 식사 시작 2시간 후에 측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140 mg/dL 미만: 햇살처럼 따뜻한 안정, 140~199 mg/dL: 여름 한낮의 열기, 주의 필요, 200 mg/dL 이상: 폭염 같은 위험, 의료 상담 권장합니다ㆍ
키에르케고르는 “선택은 곧 책임”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밥상에서 내린 선택, 과식이냐 절제냐, 흰 쌀밥이냐 잡곡이냐, 그 책임은 식후혈당으로 드러납니다.
작은 습관이 큰 건강을 만든다ㆍ혈당 측정은 몇 가지 단순한 원칙만 지켜도 정확해집니다. 식사 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 뒤에 측정합니다 측정전 손을 씻고 말린 후 소독후 마른 상태에서 채혈해야 합니다ㆍ
공복, 식후, 운동 전후 수치를 기록해 패턴 분석하기, 혈당 측정기의 정확도 주기적 확인합니다ㆍ『도덕경』은 “허심은 충만을 이긴다”고 했습니다.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혈당을 지키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당화혈색소> -사계절의 일기
공복혈당이 하루의 새벽, 식후혈당이 한낮이라면, 당화혈색소(HbA1c)는 사계절의 기록입니다. 지난 2~3개월간 평균 혈당을 보여주며, 단기 수치가 아닌 생활 습관 전체를 드러냅니다. 하이데거가 말한 “시간은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처럼, 당화혈색소는 ‘시간이 빚어낸 건강의 초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숫자 너머의 삶
혈당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동양의 고전이 말하는 순환의 질서, 서양 철학이 강조한 시간과 선택의 책임이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공복혈당은 아침의 첫 장, 식후혈당은 한낮의 기록, 당화혈색소는 사계절의 일기입니다. 그 숫자를 정성껏 관리하는 일은 곧 내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태도입니다.
오늘 아침, 여러분의 숫자는 어떤 계절을 닮았습니까?
맑은 봄날일 수도, 흐린 가을비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계절을 알아차리고, 내일을 새롭게 선택하는 용기입니다.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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