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였다가 보물 된 제주 관덕정…국보 재승격 추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8 12:55

내년 학술적 검토·주민 공감대 형성…상징성과 역사적 장소성 재조명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국보 없는 제주, 탐라순력도 국보 승격 무산 이후 새 도전


제주 관덕정과 돌하르방제주 관덕정과 돌하르방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과거 국보로 지정됐다가 보물로 재분류된 제주 관덕정(觀德亭)의 국보 재승격이 추진된다.


8일 제주도와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언론학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제주시 스타즈호텔 헤리티지에서 열린 '관덕정, 제주를 기억하는 광장' 학술 세미나에서 관덕정의 국보 승격 가능성과 이를 위한 학술적 검토,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태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문화유산과장은 관덕정의 건축적 특성과 제주읍성의 도시구조를 연결해 국보 승격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과장은 관덕정이 단순한 옛 건축물이 아니라 제주 원도심의 역사와 기억, 주민들의 삶이 축적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서 관덕정의 상징성과 오랜 역사적 장소성을 고려할 때 국보 승격이 갖는 의미가 크다며 이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내년 전문가들과 함께 학술적 검토를 진행하고 지역 주민들과도 연계해 국보 승격 이후 관덕정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 관덕정 옛 모습제주 관덕정 옛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덕정은 1959년 당시 국보 제478호로 지정됐으나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에 따른 국가문화재 지정체계 개편을 거쳐 1963년 보물 제322호로 재분류됐다.


다만 과거 국보였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국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축사적 독창성과 역사적 중요성, 보존 상태 등을 다른 문화유산과 비교해 국보로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앞서 경남 밀양 영남루와 강원 삼척 죽서루가 2023년 국보로 승격됐고, 전북 남원 광한루도 올해 7월 보물 지정 63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특히 광한루는 2023년 국보 승격 심의에서 건축 시기와 양식에 관한 고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됐다가 추가 조사를 거쳐 국보로 지정됐다.


김 과장은 관덕정의 국보 승격을 위해 제주만의 독창성과 역사적 장소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술적 근거를 축적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주도는 조선시대 제주 모습을 담은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의 국보 승격을 추진했으나 2022년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국보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제주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가 없는 지역이다.


관덕정 학술 세미나관덕정 학술 세미나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제주시 스타즈호텔 헤리티지에서 열린 '관덕정, 제주를 기억하는 광장' 학술 세미나에서 김태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문화유산과장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2026.11.8. 


관덕정은 세종 30년인 1448년 안무사 신숙청이 병사 훈련과 무예 수련을 위해 세운 건축물로, 제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의 단층 목조건물로, 사방이 트인 구조와 길게 뻗은 처마 등 독특한 건축 양식을 갖추고 있다.


조선시대 제주의 정치·행정·문화 중심지였던 제주목관아와 함께 제주 원도심의 중심 공간을 형성해 왔다.


관덕정 앞 광장에서는 조선시대 활쏘기 대회와 과거시험, 입춘굿 등이 열렸으며, 제주목사가 임금에게 진상할 말을 점검하는 행사도 이뤄졌다.


1901년 신축 항쟁과 제주 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1절 발포사건 등 제주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관덕정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 주변 도로에 걸린다는 이유로 처마 일부가 잘려 나가는 수난을 겪었고, 1969년 보수공사 때는 사방에 문을 달아 본래의 개방형 구조가 훼손되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보수와 복원공사를 거쳐 2006년 현재의 모습을 되찾았다.


관덕정 앞에서 진행된 제주4·3 행사관덕정 앞에서 진행된 제주4·3 행사 (제주=연합뉴스)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제주민예총 주관 4·3 역사맞이 거리굿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행사장소인 관덕정은 4·3사건의 시발점이 된 1947년 3·1 만세운동 기념대회 총격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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