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임용도 2년 차이'…아버지 따라 소방관 된 3형제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1-08 10:58

전남광주소방본부 김민석·김대겸·김동준 소방관 '불길 잡는 우애'


김민석·김대겸·김동준 소방관 가족김민석·김대겸·김동준 소방관 가족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동생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서죠. 말없이 눈빛을 주고받고, 등을 토닥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전남광주 동부소방서 김민석(34) 소방장은 소방의 날(11월 9일)을 하루 앞둔 8일 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 졸이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김 소방장의 동생 대겸(32)씨는 광산소방서, 동준(30)씨는 남부소방서 소방교다.


어릴 때부터 날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애가 좋았던 형제들은 명예퇴직한 아버지의 대를 이어 나란히 소방관으로 입문했다.


소방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첫째와 둘째는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형제들은 각각 2017년, 2019년, 2021년 소방관으로 임용돼 입문 연도 차이도 터울과 같다.


아버지는 화재진압대원으로 일하며 시민의 생명을 지켜왔지만, 정작 아들들에게는 다른 진로를 권유했다고 한다.


김 소방장은 "보람은 있지만 그만큼 힘이 드니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형제들 모두 뜻을 굽히지 않고 소방관이 됐다"고 웃었다.


김 소방장은 동생들에게 자기 경험을 전수했고, 두 동생도 형의 조언을 따라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다.


재난 현장에서는 서로의 안전을 염려하며 마음 졸이는 일이 적지 않다.


교대근무 일정 탓에 가족 여행이나 식사도 엄두를 내기 어렵다.


어렵게 모인 식사 자리에서 비상 호출로 누군가 현장으로 출동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각자 다른 소방서에서 근무하더라도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복을 입은 가족을 마주치기도 한다.


김 소방장은 2017년 화재 현장에서 아버지와의 조우를 잊지 못한다.


갓 임용된 아들의 등을 말없이 다독이고 떠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 선명하다고 했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거나 방화 장갑을 낀 손을 잡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가족의 뒷모습을 볼 때면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고 김 소방장은 전했다.


김 소방장은 "동생들의 관할 지역에서 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걱정이 앞선다"며 "그래도 현장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현장을 떠났지만, 동생들과 서로의 안전을 챙기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 3형제로 기억되고 싶다"고 바랐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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