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전 임원 승소…"피해회복 노력 등 고려 안 해"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독 책임으로 감봉 처분을 받은 삼성증권 전 임원이 소송을 통해 구제받았다.
법원은 금융 당국이 투자자 수, 손실 규모, 피해회복 노력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처분을 내렸다고 판단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삼성증권 전 임원 A씨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감봉 3개월 통보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2019년 6∼8월 전문투자자 10명에게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원금 보장 불확실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측에 A씨의 감봉 3개월을 요구하는 처분을 했다.
A씨는 "금감원이 법령상 명시된 감경 사유들을 간과해 유사한 사건과 비교할 때 형평을 잃은 처분을 했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금감원이 재량권을 행사할 때 반영해야 할 사항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구체적으로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제재받은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삼성증권은 피해자(10명), 피해 건수(11건), 피해 투자금(232억원)이 적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 피해자가 모두 일반투자자지만 삼성증권은 전문투자자에게만 펀드를 팔았다고도 짚었다.
사건 이후 투자자들에게 손해의 80%를 배상해 다른 증권사들보다 배상 비율이 높은 점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금감원의 처분은 감경 사유인 투자자 수, 손실 규모, 위법행위의 성격, 손실 경감을 위한 노력 여부 등 감경 사유를 빠짐없이 고려하지 않았다"고 봤다.
아울러 제재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A씨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감봉 3개월 처분이 확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3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며 "이런 불이익은 상당 기간 금융투자업자에 소속돼 업무하다가 퇴직한 A씨의 경제적 소득 활동 기반이자 자아실현 근거인 직업 자유의 보호 영역을 중대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이 제재로 달성하고자 하는 건전한 금융투자 질서 확립도 중요한 공익이지만, 감봉 3개월 처분보다 가벼운 제재로도 그런 공익을 달성할 수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