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석 확보 조인트리스트 대표 "역사적 순간…야권 정권교체 파트너 되길"
이스라엘 아랍계 정당 조인트리스트의 유세프 자바린 대표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아랍계 정당인 조인트 리스트가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반(反)네타냐후 야권 진영에 대한 '외부 지원' 의사를 공식화했다.
총선이 뚜렷한 승자가 없이 끝난 가운데 아랍계 정당이 야권의 손을 들어주기로 하면서, 차기 연립정부 구성 협상의 판세가 정권 교체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세프 자바린 조인트 리스트 대표는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현재를 역사적 순간으로 규정하며 야당이 국가 지도부 교체를 위한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샤르당 대표 가디 아이젠코트가) 언급한 조건들은 연정에 직접 참여할 정당들에 적합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점령이 계속되는 한 새 정부의 일원이 될 수는 없다"며 연정에는 불참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대신 자바린 대표는 "극단적인 네타냐후 정부를 몰아내는 데 우리의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새 정부를 지원할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며 의회 내 신임투표 등을 통한 우회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는 아랍계 사회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정책과 인식을 바꿀 중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우파 정부 치하에서 이스라엘 내 아랍계 사회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며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자바린 대표는 "주택 철거, 경찰 방관 속 아랍계 내 범죄 조직 기승, 예산 삭감, 물리적 공격과 과잉 진압 등 끔찍한 4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크네세트(의회) 의장 교체가 시급하며, 네타냐후 주도로 통과된 논란의 사법부 개편 법안 폐지가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바린 대표는 "야권이 변화를 말한다면 그 변화는 수년간 구조적 차별에 시달려 온 우리 사회에도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가자 전쟁 중단과 팔레스타인 지도부와의 협상 재개라는 정치적 비전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전체 120석의 크네세트 의석 중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은 53석, 반네타냐후 진영은 48석을 확보해 양측 모두 연정 구성의 최소 요건인 과반(61석)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총 19석(조인트 리스트 11석, 라암 8석)을 거머쥔 아랍계 정당들이 정국의 결정적 열쇠를 쥐게 됐다.
11석을 확보한 조인트 리스트가 48석의 반네타냐후 블록을 외부에서 지원할 경우 야권의 세력은 59석으로 늘어나 친네타냐후 진영(53석)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또 다른 아랍계 정당인 라암(8석)의 행보에 따라 과반 달성까지 가능해져,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구성을 차단하고 야권이 정권을 주도할 실질적인 동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한편, 반네타냐후 진영 내부에서는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이견 조율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반네타냐후 진영에 속한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가 이날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골란 대표는 향후 연정에 2개의 아랍계 정당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리베르만 대표는 이러한 구성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인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