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으로 변한 무대, 배우와 부딪히는 맥주잔…'콰이어 오브 맨'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01 13:34

비영어권 첫 공연 한국서 개막…내년 1월까지 놀씨어터 대학로


콘서트·쇼 형식 띤 주크박스 뮤지컬…9명 배우가 글로벌 히트곡 선보여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놀(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열린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사전공연에서 배우들이 관객에게 맥주를 따라주고 있다. 2026.9.30. fat@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공연 시작 20분 전. 부스에서 구입 가능한 '음료 쿠폰'을 들고 공연장으로 들어서니 영국의 펍(pub)을 통째로 옮겨 놓은 무대에서 배우들이 기자를 맞았다.


무알코올 맥주를 따라 주며 '퇴근하고 오는 길이냐'고 관객을 맞은 배우들은 손님과 맥주컵을 쌓기 놀이를 하고 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담소를 나눴다.


지난달 개막해 내년 1월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씨어터 대학로에서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이 편안하고 흥겹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콰이어 오브 맨'은 2017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됐으며 호주, 뉴질랜드, 미국을 거쳐 영국 뮤지컬 중심지인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이번 한국 공연은 비영어권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다. 영국식 술집 펍인 '더 정글'을 배경으로 바텐더와 8명의 손님이 결성한 합창단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16개 넘버를 들려준다.


넘버는 퀸, 건즈 앤 로지스, 시아 등 세계적 가수들의 히트곡을 아카펠라, 댄스곡 등의 버전으로 다양하게 편곡했다. 작품만의 넘버인 '브링 투모로 온'도 포함됐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콰이어 오브 맨'은 콘서트나 쇼에 가까운 형식으로, 극적 줄거리를 전개하는 방식보다는 배우들과 라이브 밴드가 관객과 호흡하며 노래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방식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다만 배우들은 펍의 바텐더, 이야기꾼, 로맨티스트 등 원작의 설정에 따라 부여된 일정한 인물과 역할을 연기한다. 각기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이들이 펍이란 공간에 어울려 만들어내는 흥겨운 음악·춤이 주된 즐길 거리다.


무대 2층 중앙에 배치된 라이브 밴드 외에도 배우들은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의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 바 테이블, 식탁, 의자를 종횡무진 누비며 탭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합창단이란 설정에 맞게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는 9명의 배우가 합을 맞춰 부르는 아카펠라 등의 노래가 핵심이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이러한 퍼포먼스를 관객과 함께 즐기는 데 중점을 뒀다.


'콰이어 오브 맨'의 현지 창작진은 한국판 공연 주최사 신시컴퍼니를 통해 "무엇보다 작품의 중심에는 '사람 간의 연결'이 있다"며 "무대 위 펍은 관객을 포함한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촬영을 금지하거나 객석에서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대부분의 공연과 달리 실제 세트에서 배우와 관객이 어울려 사진을 찍고(사전 공연 한정) 즐기도록 했다. 배우들이 나눠주는 맥주와 칵테일 등은 무대와 객석에서 먹을 수 있다.


공연 중간에도 배우들은 관객을 펍의 좌석에 앉히고 음료를 제공했으며 질문을 던지거나 함께 카드 쌓기를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따라 관객들은 노래 중간에 박수를 치며 흥겹게 호응했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공연에서는 배우와 객석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작중 인물 이름을 배우의 진짜 이름으로 쓰고, 이들이 각자의 실제 사연을 소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배우들의 집과 고향을 소개하는 '홈 스피치' 장면이 삽입됐는데, 9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다소 길었고, 배우가 자기 얘기를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꾼 입을 빌려 말하는 형식은 어색했다.


다만 이러한 장치는 관객이 진짜 펍에서 배우와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는 점에서 작품의 핵심 의도인 '연결'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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