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함께 태어난 4남매 중 2마리…시민들 메시지로 배웅
청주동물원 한국호랑이 호순·호붐 남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007년 한배에서 태어나 유명해진 시베리아호랑이 자매 '호민이'와 '호순이'가 열흘 간격으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우치동물원에 따르면 시베리아호랑이 호민이가 지난 6월 23일 생을 마쳤다.
태어난 이듬해인 2008년부터 우치동물원의 터줏대감 노릇을 한 호민이는 활기찬 모습으로 관람객들에게 존재감을 뽐내왔으나 나이가 들면서 차츰 움직임이 줄었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꾸준히 약도 먹었지만, 사람 나이 100살에 맞먹는 고령에 하루하루 쇠약해졌다.
폐사 후 부검에서는 난소암이 확인됐다.
지난 7월 3일에는 호민이와 함께 태어난 호순이도 청주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호순이는 보행 이상 증상을 보여 디스크 질환을 의심한 동물원 측이 수술을 준비했으나, 마취 후 회복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라 안락사됐다.
호민이와 호순이는 2007년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날 때부터 눈길을 끌었다.
수컷 '호붐', 암컷 '호선'까지 모두 4마리가 함께 태어나 이례적인 번식 사례로 소개됐다.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호랑이 '4남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근친교배를 피하고 혈통을 관리하기 위해 호민이가 전남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가면서 자매는 이별했다.
호민이는 우치동물원, 호순이는 청주동물원의 마지막 시베리아호랑이였다.
한배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동물원을 지켜온 자매가 비슷한 시기 세상을 떠나면서 두 동물원에서 시베리아호랑이를 더 볼 수 없게 됐다.
우치동물원에는 현재 벵골호랑이 3마리만 남아 있다.
호민이의 사체는 화장한 뒤 동물원 내 수목장으로 안치됐다.
동물원 측이 마련한 추모 공간에는 시민들이 보낸 조화와 메시지도 쌓였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시베리아호랑이 추가 입식 계획은 없다"며 "번식보다 지금 함께하는 '친구'들을 잘 키우는 게 저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치동물원 호랑이 사육사 [우치동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