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웹툰'서 '노는 웹툰'으로…웹툰 생태계 넓히는 AI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19 13:37

챗봇·숏폼 등 2차 창작 서비스…IP 수명 연장·마케팅 효과


공식 창구 만들어 원작 훼손 방지…"원작자 새 수익원 목표"


네이버웹툰의 '바이어스' 서비스 화면네이버웹툰의 '바이어스' 서비스 화면 [네이버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웹툰 산업이 인공지능(AI) 기술과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단순히 스크롤을 내리며 감상하던 기존 '열람형' 콘텐츠를 넘어 숏폼 영상을 제작하고 독자가 직접 이야기에 참여해 2차 창작을 즐기는 등 '참여형 놀이터'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플랫폼들은 AI를 활용해 숏폼 영상 등을 제작하는 2차 창작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의 생명력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웹툰을 기반으로 한 AI 챗봇 서비스 '바이어스'(byUs)와 숏폼 영상 제작 툴 '컷츠메이크'(CutsMake)를 앞세워 독자 참여를 이끌고 있다.


올해 6월 말 정식으로 도입된 바이어스는 원작 작가가 허락하고 검수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독자가 캐릭터와 직접 대화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출시 10주 만에 누적 대화 1천400만건을 넘어서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연재를 쉬고 있던 웹툰 '이직로그'의 경우 바이어스 도입 후 원작 조회수가 67%, 신규 이용자 유입은 105% 늘어나는 등 휴재작의 인기를 다시 살려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같은 달 출시된 '컷츠메이크'는 전문적인 그림이나 영상 편집 실력 없이도 AI의 도움으로 원작 그림체를 살린 숏폼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실제 컷츠메이크 출시 후 두 달 만에 네이버웹툰 내 신규 숏폼 창작자는 24%, 새 영상 콘텐츠는 3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웹툰의 '컷츠메이크' 화면 일부네이버웹툰의 '컷츠메이크' 화면 일부 [네이버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체 AI 브랜드인 '헬릭스'(Helix)를 앞세워 작품 추천부터 숏폼 영상 제작까지 플랫폼 전반의 자동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에는 독자의 열람 패턴과 앱 방문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시점에 맞춤형 작품을 알람으로 추천하는 '헬릭스 푸시'를, 이듬해엔 독자의 구매 이력과 관심 작품 등을 AI로 분석해 홈 화면을 맞춤형으로 띄워주는 '헬릭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각각 선보였다. 헬릭스 큐레이션의 경우 시범 적용 당시 석 달 만에 카카오페이지 첫 화면의 추천 탭 클릭률이 종전보다 96%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웹툰 장면과 대사, 표정을 AI가 심층 분석해 숏폼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헬릭스 숏츠' 서비스를 도입했다. 헬릭스 숏츠는 편당 3주 이상, 200만원가량 들던 숏폼 영상 제작 과정을 3시간 안팎, 6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카카오엔터는 원작자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숏폼 영상으로 만들어 홍보에 쓸 수 있도록 해당 기술을 무료로 지원해 중소형 작품과 신인 작가의 마케팅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AI가 단순 제작 보조를 넘어 2차 창작을 통해 IP의 생명력을 늘리는 단계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비공식 AI 활용으로 인한 캐릭터 왜곡과 저작권 침해 등 원작 훼손 논란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도 풀이된다. 플랫폼이 직접 안전한 창작 환경을 제공해 리스크를 선제 관리하는 취지다.


AI 기술을 활용한 웹툰 숏츠 영상 제작 과정AI 기술을 활용한 웹툰 숏츠 영상 제작 과정 [카카오 기업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창작 현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웹소설 작가는 "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주는 AI 챗봇의 특성상 특히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며 "챗봇 등 서비스 수익을 작가에게도 배분한다고 하니, 창작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웹툰 업계는 AI를 통해 독자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몰입과 놀이 경험을 제공하고, 원작자에게는 부가 가치를 돌려주는 상생 모델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팬들이 단순히 웹툰을 읽고 감상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만든 설정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연재가 종료되더라도 IP의 라이프사이클 확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나아가 이러한 2차 창작이 원작자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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