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방주

지구상에서 발생한 다섯 차례 대멸종의 원인을 놓고 구구각색의 억측들이 나오지만 그래도 유전자설과 우연설에 무게가 실린다. 유전자설은 우등한 생물도 환경변화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적자생존할 수 없는 유전자의 한계 때문에 사라지게 된다는 결정론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우연설은 기후변화나 소행성 충돌, 화산 폭발 같은 예기치 않았던 대재앙에서 멸종의 원인을 찾아 운명론적 관점을 택하고 있다.
공룡의 불행은 인류에게 결정적인 행운이었다. 인류의 조상인 원시 포유류는 1억4천만년 동안 육식 공룡들의 눈을 피해 땅굴 속을 전전했던 보잘 것 없는 동물이었다. 만일 행성이 지구를 비켜갔다면 들쥐나 두더지의 상태에서 진화가 중단됐을지 모른다. 오늘날 인류가 세상의 지배자로 떵떵거리고 살게 된 배경은 이렇듯 단순하다.
영국 자연사박물관과 런던 동물학회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희귀종의 유전정보를 세계 각국의 냉동저장창고에 보존하는 ‘냉동방주(Frozen Ark)’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생물의 DNA나 세포, 정자 등 유전정보를 초저온 상태로 남겨 놓으면 후손들이 복원해 살려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모양이다.
생명공학술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발전한다면 사라져가는 생물은 물론 이미 멸종된 생물도 소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인류 자신이 사라진다면 어찌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유전자설이든 우연설이든 인류의 멸종을 예견하는 과학자들이 적지 않다.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촌 곳곳에서 환경이 파괴되고 생태계가 깨지고 있는 것은 여섯번째 ‘대멸종’의 전조로 봐야 하지 않을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