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보호위 명단 등 공개거부 취소 소송 방청…재판부와 질의응답도
열린법정 [촬영 이승연]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결론을 낼 때 배석판사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하급심 판례는 얼마나 고려하시나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대법정.
변론을 마친 행정14부 이상덕 부장판사를 향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미래 법조인들과 소통하고자 '열린 법정' 강좌를 개최했다. 로스쿨 학생 65명이 법정을 메웠다.
학생들은 행정14부가 심리하는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사건의 3차 변론 기일을 방청했다.
시민단체 활동가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산업부가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를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명단과 이름, 소속, 임기 등을 공개하라는 취지다.
원고 측은 "공공기관의 인적구성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돼야 할 가장 기본적 정보"라며 "국민의 알권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개해달라는 정보가 위원회의 심의 내용이 아니라 인적 구성에 대한 것이므로 공개되더라도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오히려 구성이 공개돼야 업무의 공정성 및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다는 게 원고 측 주된 변론 내용이었다.
반면 피고 측은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위원들에 대한 로비 등으로 공정한 판단이 어려워진다"며 "이로 인해 국가 안보 및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다.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촬영 최원정]
재판부는 약 30분간 양측 변론을 들은 뒤 다음 달 9일을 선고 기일로 지정했다.
원고와 피고 측 대리인이 퇴정한 뒤에는 방청객과 판사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이 부장판사는 "행정 재판은 대부분 어떻게 법령을 해석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지 이익형량을 다툰다"며 "서면으로 주장의 타당성을 논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학생이 "변호사님들이 하급심 판례를 제시하던데 고려사항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이 부장판사는 "100% 추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향으로 논리 전개가 가능하구나' 하고 참고한다"고 답했다.
사건마다 다양한 법이 적용돼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법원 내에서도 사건 유형을 묶어 전담재판부를 운영한다"며 "모든 사건을 다 알진 못한다. 새로운 쟁점 사건이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배석판사와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혹스러운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재학 중인 30대 장모씨는 방청을 마친 뒤 "원고와 피고 측 입장이 첨예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하다"며 "강의실에서 배웠던 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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