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대금 하루 10조 이상 쏠리고 초단타 매매
조정장서 10∼20% 이상 폭락…"레버리지가 변동성 확대 간접 영향"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 첫날 '불기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8개 자산운용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이 동시 출격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쏠리는 모습이다. 2026.5.27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후회하고 있다며 언급한 것은 이 레버리지 상품이 한국 증시에 '쏠림'을 심화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초단타 매매로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반도체주 중심으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데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된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목 가운데 가장 거래가 많은 KODEX 및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삼성전자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각각 24% 이상 폭락했다.
이들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005930] 현물 또는 선물 주가의 ±2배를 추종하는 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각각 11% 안팎으로 급락하면서 그 두 배 이상의 폭락세가 연출된 것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상승시에는 수익률을 두 배 따르지만, 특히 조정장에서는 투매 현상이 일어나면서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코스피가 910.71포인트(9.99%) 급락한 데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 수급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언제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레버리지 상품이 이를 확대하는 데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투자자들이 당일 단타로 매매 하다 보니 가격폭이 커질 수밖에 없고 한쪽으로 쏠림이 나오면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는 막대한 거래량에 있다. 이는 ETF 내에서도 또 다른 쏠림을 유발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들 종목 상장 이후 지난 22일까지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10조원을 넘는다.
KODEX 및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지난 22일 하루 거래대금은 각각 5조8천억원과 3조9천억원이었다.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대금은 각각 2조4천억원과 1조6천억원에 달했다.
이들 4개 종목의 22일 하루 거래대금만 13조7천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에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로 이들 4개 종목이 각각 1,2,3,5위에 오르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개별 종목까지 포함한 전체 개인 순매수 순위에서도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오르는 등 상위 10개 종목 중 4개를 차지했다.
이들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른 '초단타' 거래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은 122.5%에 달했다.
이는 하루에 전체 주식이 한 번 이상 '손바뀜'이 있었다는 것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주식(1% 미만)과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회전율(30.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레버리지 ETF의 경우 보유 기간이 짧긴 하지만, 3∼4일 정도 된다"며 "단일종목레버리지 ETF는 이보다도 훨씬 짧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상품의 회전율은 최고 2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극심한 단타로 수조원대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증권사는 막대한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KODEX 및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두 종목만 상장 이후 채 한 달도 안 되는되는 지난 22일까지 거래대금은 각각 52조원과 29조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매매를 통해 증권사가 많게는 10조원 수준의 매매수수료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금감원장의 이런 '후회'에는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으로 기대했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연말 고환율 상태가 이어지자 당시 서학 개미의 해외증시 투자 수요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서학 개미들이 보유한 미 증시 주식은 여전히 300조원 안팎에 이르고 있고 기대했던 원/달러 환율 안정은 대외 변수 등이 겹치면서 오히려 상승해 1,500원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서학 개미들로만 환율을 생각하는 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5월만 보면 서학개미 유입이 있었지만 환율이 올랐다. 서학개미는 환율의 메인 요소가 될 수 없고 (환율은) 통화정책, 전쟁, 잠재성장률 등 전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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