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군, 지난 총선 과정서 민간인 최소 702명 살해"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23 13:41

선거지역 넓히려 6개월간 반군지역 공습 등 강화…유엔 "ICC에 회부해야"


미얀마군 민간인 공습미얀마군 민간인 공습 작년 1월 8일(현지시간) 미얀마주 서부 라카인주 한 마을이 미얀마 군사정권의 폭격으로 불길에 휩싸인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민간정부'로 변신하기 위해 지난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최소 700여명을 살해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총선 실시를 공식화한 작년 8월부터 지난 1월 말 총선 투표 종료까지 약 6개월간 미얀마 군부에 의해 숨진 민간인이 최소 70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보고서에서 신뢰할 만한 출처·자료들을 통해 이같이 확인했다면서 사망자 중 224명은 여성, 153명은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군사정권의 전투기·무인기(드론)·동력 패러글라이더 등을 이용한 공습으로 전체 사망자의 57%에 해당하는 최소 505명이 숨을 거뒀다고 명시했다.


유엔 인권사무소의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민간인 사망 책임에 대해 AFP 통신에 "이들 702명(이 숨진 것)은 미얀마 군부(소행)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무장단체에 의한 민간인 사상자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민간인 사망이 특히 작년 8∼9월과 12월에 급증했다면서 이는 군사정권이 총선 실시를 발표한 시기, 또 총선이 열리는 지역을 넓히기 위해 반군에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는 공세를 펼친 시기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또 외국 세력이 군부에 무기와 탄약을 계속 공급해 인권 침해를 용이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 밖에 해외 원조 축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미얀마 지원 감소로 응급의료 서비스가 이전보다 더 빈약해진 것도 민간인 사상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각국이 미얀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국제법 위반을 조장할 위험성이 있는 무기·항공유·이중용도 물품의 미얀마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미얀마 총선에 대해 보고서는 "전반적인 치안 부재와 불안 속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신뢰할 수 있는 선거에 필수적인 핵심 기본권과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침해와 학대의 경향과 유형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 야당들의 참여가 원천 봉쇄된 가운데 사실상 '요식행위'로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는 통합단결발전당(USDP) 등 친군부 정당들이 압승했다.


이후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군복을 벗고 민간인으로 탈바꿈, 의원들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와 관련해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에 의해 이미 충분히 고통받았는데, 이제는 해외에서조차 잊힌 듯하다"면서 국제사회에 미얀마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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