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동시 「세탁기」 외 54편, 언어 리듬 상상력 뛰어나
시와 산문, 평론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 구축
이번 수상으로 아동문학 영역에 새로운 가능성 보여줘
제8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에 심강우 당선
목일신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8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당선자로 심강우가 선정됐다. 당선작은 동시 「세탁기」 외 54편이다.
목일신문화재단은 8일 “심강우 시인의 작품은 일상적 사물과 감정을 어린이의 감각으로 새롭게 환기시키며, 언어의 리듬과 상상력을 통해 동시의 서정성과 현대성을 함께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한편, 동화 부문 당선작으로는 신현찬의 『달동네 그림책 도서관』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지난 3월 3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으며, 전국에서 총 376명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동시 부문에는 224명, 동화 부문에는 152명의 작품이 접수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동시 부문 예심은 △고두현 △윤효 △최정란 △김이삭이 맡았으며, 본심은 △고형진 △권영상이 진행했다. 동화 부문 예심에는 △황수대 △함영연 △신지영 △신지명이 참여하고, 본심은 △유성호 △이옥수가 맡았다.
심강우 시인은 그동안 시와 산문, 평론 등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으며, 이번 수상을 통해 아동문학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당선작 「세탁기」는 반복과 회전, 흔들림 속에서 사물과 감정의 관계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포착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일신아동문학상은 아동문학가 목일신 선생의 문학정신과 항일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인간상을 제시하며 한국 아동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2018년 제정된 문학상으로 올해 제8회를 맞았다. 동시와 동화 부문 당선자에게는 각각 상금 2천만 원과 단행본 출간 기회가 주어지며, 시상식은 책 출간 일정에 맞춰 오는 12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심강우 작가
■ 심강우 작가 당선소감
아이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게 어른들이라면 어른들의 마음을 지키는 건 아이들입니다. 곧 쓰러질 것처럼 비실비실하던 사람이 다시 힘을 내어 일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이유를 묻자 아이를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해맑은 얼굴을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본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겨울보다는 봄, 어둠보다는 빛, 거친 돌길보다는 초록 들판, 파삭거리는 낙엽보다는 싱그러운 새싹에 가깝습니다. 녹슨 자물쇠처럼 입을 꾹 다문 채 떨거덕거리는 어떤 어른의 마음, 그 마음을 경쾌하게 여는 건 새싹을 딛고 온 봄빛, 그것으로 모람모람 그늘부터 칠해가는 아이의 마음입니다. 어른이 된 몸 어딘가에 어릴 때의 모습이 남아 있듯이 마음 또한 어릴 때의 것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른의 몸안에 아이의 마음과 어른의 마음, 그 두 마음이 함께 살고 있는 셈입니다.
아이의 마음은 어쩌면 수생식물과 같습니다. 연꽃과 수련, 부레옥잠과 생이가래 같은 식물은 물이 깨끗해지도록 돕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의 마음 덕분에 어른의 마음이 그 정도의 맑은 빛을 띠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마음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라고 반가움과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안타까움과 슬픔, 답답함과 무서움, 심지어 송곳처럼 뾰족한 미움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들은 남을 해치거나 자신을 넘어뜨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대부분 어른들의 마음에 영향받은 뾰루지 같은 것입니다. 다행히 수생식물을 닮은 마음은 스스로를 깨끗이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 동시들을 쓴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스스로 낫게 하는 힘. 아이들에겐 그 힘을 잊지 말라는 말을, 어른들에겐 돌아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힘을 잊지 말라는 말을, 어른들에겐 돌아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동시집이 여러분의 마음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잔잔한 물결같은 동시로 읽혔으면 참 좋겠습니다.
대구 중심가 커피숍에서 매일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심강우 작가 집필 모습.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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