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같은 정치인.

잠시 따스한 햇볕 아래 자리 잡고 커피 한잔으로 여유로운 오후를 만끽한다. 청명한 하늘 위로 구름이 떠 있고 그제 눈이 내린덕분인지 오늘은 미세먼지가 별로 없다. 마당 한켠에서 조카 딸 아이들이 사촌 언니들의 딸들인 꼬마조카들을 지켜보고 있고,모래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로 소란스럽다. 나른한 감상 속에서 뭔가 생각이 스친다. 커피, 구름, 먼지, 모래… 아름다운 일상을 구성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운 이유는 물이 있기 때문이다.
나른한 오후를 깨우는 일등공신은 역시 커피다. 참으로 오묘한 맛을 내며 커피는 온몸을 순환한다. 커피가 이렇게 오묘한 맛을 내는 이유는 커피가 1800여 가지의 화학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따뜻한 물과 미세한 커피 입자 사이에서 수많은 복잡한 물리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커피는 복잡한 물질이다.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다양한 반응이 일어나려면 물이 꼭 있어야 한다. 물이 있어야 반응이 촉진된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은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의 모임이다. 물은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하나로 이루어진 간단한 물질로서, 수소와 산소만으로 이루어진 수증기는 대부분 질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공기보다 가벼워 하늘 위로 올라간다. 수증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점차 온도가 내려가 결국 이슬점을 지나 물방울과 얼음으로 바뀐다. 작은 물방울과 얼음은 중력 때문에 아래로 떨어지려 하나 공기의 저항으로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실제로는 하늘 위에 떠 있게 보인다. 구름 속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어느 정도 무거워지면 비나 눈이 되어 아래로 내려온다. 이렇게 구름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끊임없이 소통한다.
물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계속해서 순환한다. 물의 순환은 지구의 모든 생명 활동의 근원이 된다. 빗방울이 아래로 떨어질 동안 공기 중에 섞여 있는 미세먼지를 머금고 내려온다.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은 하늘을 맑게 씻어주는 비가 반갑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모래와 물은 어떤 관계일까? 한여름 바닷가에서 모래성 쌓기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마른 모래로 모래성을 쌓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멋있는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물이다. 모래가 젖어 있어야 모래성을 아름답게 쌓을 수 있다. 전체 모래알의 부피가 99%라면 1%의 물이 모래알 사이에서 아무 결합력이 없는 모래알을 단단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높은 각도로 모래를 쌓아도 모래성의 구조가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다. 모래알의 결합을 좀 더 단단하게 하려면 물 안에 시멘트를 넣으면 된다. 물과 시멘트로 쌓은 건축물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모래알을 잡아주는 힘은 물의 표면장력이다. 물은 물 분자 사이에 수소 결합을 하고 있어 순수한 액체 중에서도 표면장력이 매우 크다. 그래서 물방울은 동그랗게 뭉치려고 하며 끓는 온도가 다른 액체에 비해 높다. 물의 결합력은 강하다.
결론적으로 물은 커피의 수많은 반응을 촉진하며, 구름이 되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소통하고, 미세먼지를 씻어주며, 모래알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간단한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이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 물리, 화학 반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지탱하는 고마운 물질이다.
오늘은 1919년 3·1 독립선언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 날의 함성을 되새겨본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평안케 해야하는데 국민이 정치하는 사람들을 걱정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정치인은 흩어진 모래알을 하나로 단단히 결합하고, 모래알 사이에서 다채로운 생명, 물리,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해주며, 스스로 맑을 뿐만 아니라 더러운 먼지를 씻어내고, 하늘과 땅 사이에서 끊임없이 소통할 줄 아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튼튼한 모래성을 쌓는 데 1% 정도의 맑은 물이면 충분하다. 물과 같은 정치하는 사람이 멋지고 튼튼한 대한민국으로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
《인문사회》 3.1 절
3.1 절 김순임은 조선의 스무 살 새댁이다. 한양 집 다락에 숨어 있다가 청군에 잡혀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왔다. 그녀는 심양에서 만주족의 종노릇을 해야 했다. 반복되는 욕설과 구타를 견디기 힘들었다. 더욱 겁났던 것은 그 만주족 부인의 심한 질투였다. 옆집에서는 만주족의 부인이 뜨거운 물을 한국 여인에 들이붓는 일이 발생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
《인문사회》 ‘유지(Yuji)’ 논문과 연구윤리
‘유지(Yuji)’ 논문과 연구윤리 최근 일어난 사건들은 또다시 대학과 학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었다. 대학과 학계 바깥에 있는 시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야 한다. 연구윤리는 사회윤리며 민주주의의 문제다. 거액의 세금이 대학과 학계에 지원되고 있는데 부정·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회의 지배계급과 최상층 부자들은 ‘논문’으로 자녀의
-
《인문사회》 팔짱을 낀 달과 별과 골목과 사랑
팔짱을 낀 달과 별과 골목과 사랑 누구 영감이 죽고 홀로되면 그 집에서 며칠 외롭지 않게끔 같이 있어주는 할매들. 상갓집 외등이 꺼지고 자녀들은 직장 때문에 서둘러 고향집을 나서도 주민들은, 이웃사촌들은 미망인의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같이 한방에서 밥을 먹고 잠도 같이 며칠 자준다. 안쓰러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리해야 진한 위로라 믿고
-
《인문사회》 우리의 규장각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규장각은 어디에 있는가 규장각(奎章閣)에 가 본 적이 있는가. 규장각은 현재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 관악산을 바라보는 둔덕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다. 거의 매주 학교를 견학하는 중고생들이 집결하는 장소이기는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비교적 찾는 발길이 뜸한 곳이다. 규장각이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직도 창덕궁 후원에 규장각 건물이
-
《인문환경》 어디서 오는가
어디서 오는가 환경을 경제로부터 분리하는 환경외부화의 효과를 설명할 때 흔히 쓰는 ‘개수대의 비유’란 것이 있다. 수도꼭지를 틀면 개수대로 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와서 배수구로 흘러나간다. 그 물이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개수대 안에만 물이 잘 나오고 잘 빠져나가면 세상은 문제없이 돌아간다. 개수대는 시장이면서
-
《인문사회》 상대적 서열화가 지배하는 사회
‘상대적 서열화’의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팽배해 있다. 상대적 서열화란 서로 비교된 차이를 수직적 우열관계로 재배치함으로써 사회적 질서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을 말한다. 학교에서 상대평가로 매겨지는 성적과 등급, 상대적으로 서열화된 대학들, 연봉에 의해 서열화된 일자리들, 수도권으로부터의 거리로 서열화된 전국 시·도, 은행 신용등급 등등. 우리는
-
《인문사회》 존경도, 매력도 없는 자칭 보수세력
존경도, 매력도 없는 자칭 보수세력 지금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에 외세와의 전쟁이 발발했다고 가정해 보자. 전쟁이 나면 당연히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보내진다. 그리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고 부상하고, 부모님들은 절망하며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들은 자신의 죽음과 부상으로 누구와 무엇을 지켜준 것일까?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일까, 아니면
-
《인문사회》 불면의 20대
불면의 20대 “추운 곳에서 옷을 벗으면 감기에 걸리고, 2026년의 서울에서 돈이 없으면 우울증에 걸린다.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를 어제오늘 점심을 굶은 채로 고민한다. 불멸의 이순신이 지킨 나라에 불면의 이십대가 안녕히 살아가신다.” 대학생들의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서 본 글이다.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에 결식 대학생이라니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
《인문환경》 암울한 플라스틱시대
암울한 플라스틱시대 인간은 약 450만년 전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자유롭게 된 두 손을 사용해 도구를 만들고 문명을 일궈냈다. 우리는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인류문명사를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세의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를 ‘플라스틱 시대’로 명명하지 않을까. 넘쳐나는 플라스틱과 쓰레기로 남은 그
-
《경제》 중동 하늘길·호르무즈해협 막혔다… 이란 사태에 산업계 초비상
중동 하늘길·호르무즈해협 막혔다… 이란 사태에 산업계 초비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남성이 에미레이트항공 두바이행 항공편이 결항된 전광판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과 이란의 중동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반격이 이어지는 등 중동 정세가 요동치며 국내
-
[3·1절 특집기고] 대구 3·1 만세운동 주도한 한국 근대문학 개척자 백기만
대구 3·1만세운동을 주도한 항일 민족지사이자 초창기 한국 근대문학을 일군 개척자 백기만. 대구고보 시절 이상화·현진건·이상백 등과 교우관계를 가지면서 그들과 함께 문예 동인지 《거화》(1917)를 발간하는 등 일찍부터 시적 재능을 드러낸 시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3·1운동 당시 이상화·이곤희·허범·하윤실·김수천 등과 함께 대구지방 만세시위를
-
충남ㆍ대전 통합특별시 시장후보들 지역을 넘는 세몰이
충남ㆍ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2윌28일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대전에서 대규모 북콘서트를 대전 배재대에서 1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하고, 박범계 국회의원(전 법무부 장관)도 공주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주최측 추산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운데 개최하였다. 양승조 전 지사는 충남 홍성ㆍ예산 지역을 박범계 의원은
-
《정치》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기로에 선 국민의힘, ‘폭망’이냐 정면돌파냐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기로에 선 국민의힘, ‘폭망’이냐 정면돌 파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은 정치적으로 이미 끝났다. 이른바 ‘윤 어게인’ 지지자도 전한길 같은 극단적인 부류를 빼면 대통령 직무 복귀 같은 이야기를 안 한다. 이분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윤석열은 그래도 뭐라도
-
《속보 》트럼프, "하메네이 사망" 공식 발표
《속보 》트럼프, "하메네이 사망" 공식 발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해 3월 8일 이란 테헤란에서 관리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초상화 속 인물은 이슬람 공화국 창건자인 이맘 루홀라 호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실이 제공한 사진이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
트럼프 “이란 국민, 우리 공격 끝나면 정부 장악하라” 정권 교체 요구
트럼프 “이란 국민, 우리 공격 끝나면 정부 장악하라” 정권 교체 요 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공식화한 뒤 이란 국민을 향해 “정부를 장악하라”면서 “이것은 아마도 수십년 만에 올 당신들(이란 국민)의 유일한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
봄길 따라 걷는 증평…발길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봄길 따라 걷는 증평…발길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충북 증평군이 3월부터 '해설과 함께하는 도보 여행'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 걷는 여행에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더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연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관광 콘텐츠다. 군은 지역 대표 경관 자원인 '증평구(九)경'과 연계해 총 9개 코스를 구성했다. 남부권 4개, 중부권 2개,
-
버스요금 수준으로 탈 수 있는 경기복지택시 이용자 지난해 첫 100만 명 돌파
버스요금 수준으로 탈 수 있는 경기복지택시 이용자 지난해 첫 100만 명 돌파 버스요금 수준의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경기도의 수요응답형 복지택시 이용자가 지난해 100만명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해 '수요응답형 복지택시' 이용자수가 105만6,054명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 2만 6,858명에서
-
서초구, 정월대보름 맞아 양재천서 달맞이 대축제 개최
서초구, 정월대보름 맞아 양재천서 달맞이 대축제 개최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오는 3월 2일(월) 양재천 영동1교 하부에서 희망찬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제16회 정월대보름 달맞이 대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월대보름 달맞이 대축제는 양재권 3개 동(양재1·2동, 내곡동)이 함께 준비하는 전통행사로, 매년 3,0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민족
-
경기도, 역대 최대 2,353억원 투입…1만 115개 장애인 일자리 창출
경기도, 역대 최대 2,353억원 투입…1만 115개 장애인 일자리 창출 경기도가 올해 장애인 일자리 예산으로 역대 최대규모인 2,353억 원을 투입해 1만 115개의 장애인일자리를 창출한다. 경기도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위한 장애인 고용촉진 활성화라는 비전으로 3대 정책목표, 4개 과제, 세부 추진사업 29개로 2026년도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