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왜 늘 격동의 역사와 함께했는가.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은 '무채색의 대지에 연둣빛 싹이 돋듯' 대지의 해빙을 넘어 시대의 갈망이 분출되는 '봄의 역설'을 조명한다. 저자는 4·19 혁명부터 '서울의 봄'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주주의가 봄마다 켜켜이 쌓아 올린 역사를 톺아보며 선거를 '무질서 속의 색채 축제'이자 민주주의의 꽃으로 연결해 풀어낸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또다시 선택의 계절 앞에 서 있다. 낡은 체제(앙시앵레짐)를 뒤로하고 새로운 가치 정치를 꿈꾸는 저자의 통찰은, 차가운 겨울 끝에 우리가 맞이할 진정한 '봄'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다가올 새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시민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_이원희 기자

봄은 혁명처럼 온다.
무채색의 대지에 연둣빛 싹이 돋고, 땅속에서 피를 끌어 올린 듯 진분홍 꽃들이 피어나 세상의 색을 바꾼다.
겨울의 칙칙함을 덮고 새 세상을 펼친다.
그래서일까. 봄은 실제로 혁명의 계절이다. 3·1운동, 4·19혁명,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모두 찬란한 봄기운 속에서 태어났다. 거슬러 올라 가면 1894년 4월, 전봉준이 ‘무장 동학포고문’을 선포하며 민중 봉기를 호소했다. 현대사가 요동친 1980년에는 ‘서울의 봄’이 있었다.
혹독한 겨울날 우리 곁을 떠난 젊은 생명(1987 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그해 봄의 숙성을 거쳐 6·29 선언을 끌어낸 민주화 운동으로 되살아 났다. 이 땅의 민주화는 그렇게 봄마다 켜켜이 쌓여 이루어졌다.
‘4월’이라는 영어 단어의 라틴어 어원은 ‘열다(aperire)’이다. 이름 그대로 혁명과 봄은 세계 곳곳에서 함께했다. 1968년 두브체크의 ‘프라하의 봄’,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이 그랬다. 1917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노동자 봉기는 3월에 일어났고, 4월에 레닌의 ‘4월 테제’가 발표됐다.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전국신분회 역시 1789년 5월 소집됐다.
1848년엔 유럽 각국에서 봉건 체제를 무너뜨린 민주혁명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는데, 이를 두고 ‘국가의 봄’, ‘인민의 봄’이라 불렀다. 봄은 혁명이 태어나는 계절이자 혁명의 은유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는 무질서 속의 색채 축제 같다. 정당의 상징색이 거리를 물들이고, 색깔이 다른 인물들이 크로스오버하듯 이동한다. 강제 옷 벗김을 당한 후보들은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고, 신생 정당은 제3의 색을 내세우며 분투한다. 혹시 이들이 무채색 정치판에 피어난 혁명의 전령사가 아닐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모든 혁명은 앙시앵레짐, 곧 낡은 체제에 대한 반작용이다. 한국 정치에도 앙시앵레짐은 있었다. ‘자기 정치 금지령’을 내린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인의 생리를 억압했다. 촛불혁명 이후 집권 세력 또한 패권주의로 스스로 또 다른 앙시앵레짐이 되었다. 양대 앙시앵레짐은 다른 것을 품지 못하는 좁은 국량으로 한국 정치의 확장성을 막았다. 민주 정당의 절차적 정당성은 사라지고 대통령을 위한 정치,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정치만 남았다. 국민은 그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도 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묻는 후보들이 늘고 있다.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국민과 소통하는 자유로운 정치인이 많아지는 건 반갑다. ‘배신’ ‘살생부’ ‘보복 공천’ ‘파당’ 같은 전근대적 용어가 판치는 패권주의 정치를 넘어, 개인의 정치가 모여 가치 정치로 나아 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혁명은 시작보다 완수가 어렵다. 그 완성은 시민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투표하려 한다.
봄이니까, 혁명하기 좋은 계절이니까.
최용대의 실용인문학 p.81
도서/ 최용대의 실용인문학

■ 책소개
“역사와 현실, 철학과 신앙,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아우르는 실용 인문학의 길”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은 시대와 인간을 향한 근원적 물음을 담아낸 사유의 기록이다.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세계사의 격랑, 민주주의와 공동체, 전쟁과 평화, 그리고 신앙과 자연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사유를 바탕으로 인간다움의 좌표를 묻는다.
이 책은 다섯 부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와 사회, 정치와 국가, 개인과 공동체, 종교와 철학, 그리고 자연에 대한 성찰이 서로 맞물려 하나의 긴 사유의 여정을 이룬다. “역사 속 현재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난다. 그러나 그때 가서 의미를 깨닫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인문학은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바꾸는 힘이다.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은 철학적 깊이와 현실적 문제의식을 함께 담고 있다. 학술적이되 삶의 언어로 다가오고, 비평적이되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해 사회와 국가, 인류와 자연까지 시야를 확장하는 이 책은, “사람 사이에 호의가 자라지 못한다면, 진보와 발전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물음을 독자 앞에 던진다.
■ 출판사 서평
인문학은 삶의 언어로 세상을 다시 읽는 일이다.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은 그 정신을 온전히 구현한다. 저자는 역사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품고 글을 풀어낸다.
책의 전반부는 전쟁과 민주주의, 제도와 국가의 문제를 다루며, 역사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질문을 던진다. 중반부는 사회 갈등과 불평등, 현실의 균열을 직시하며 공동체와 화합의 길을 모색한다. 후반부는 개인의 신앙과 삶, 자연과 철학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인간이란 존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 책은 “인간은 추상적 존재가 아니라,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타자와 관계 맺으며 자아를 실현하는 사회적 존재”라는 저자의 문장처럼,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출발한다. 종교와 철학, 문화와 정치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교차하며 인간의 길을 밝히는 인문학의 본령을 보여준다.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은 학문적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가 자기 삶의 맥락에서 곱씹을 수 있도록 현실의 언어로 다가온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조금 더 “슬프고, 그러나 더 지혜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 저자소개
최용대는 서울 출신으로,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활동해 왔다.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이후 국회 논설 실장과 파리 특파원으로 재직하며 언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계간 《문학평론》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매일뉴스》 발행인으로 언론과 문학 평론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저서로는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2025)이 있다.
추천사 《최용대의 실용 인문학》 출간에 즈음하여 최종림 004
머리말 공존의 가치와 희생적 사랑 최용대 006
■ 목차
🌱 1부 인문학
시대와 인간을 묻다
함께하는 인간, 공생하는 사회 019 | 정의란 무엇인가, 다시 묻다 021
흘러간 날, 다가올 날 033 | 통영의 바람이 키운 화가, 전혁림 036
갈대숲이 들려주는 말 042 | 경영학 고전 100권 읽기 045
실용의 시대, 대학은 무엇을 잃었나 047
자유로운 만남, 다양성이 만드는 힘 057 | 이견을 품는 대화의 힘 059
도고 헤이하치로는 이순신을 찬양한 적이 없다 061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고 067 | 또 그 계절에 069
마리 퀴리 부인 072 | 법에 죄목 없어도 공자에게 극형 당했을 사람들 075
복종의 욕망과 배반의 욕망은 언제나 들러붙어 있다 078
봄, 혁명, 그리고 선거 081 | 부끄러운 속살에 대한 단상 084
사회생활을 위한 개인의 합리적 원천들 088
사회적인 윤리 책임, 개인적인 도덕 책임 104
삼강과 오륜은 다르다 107 | 신사임당과 이이 118
신하 노릇 바로 하기 127 | 실패의 가치 129 |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131
안중근 순국 115년… 더 돋보이는 동양평화론 133 | 양심이 곧 길이다 136
어떤 사람이 될까 140 | 왕을 비웃은 음악가 142
우리가 잃어버린 ‘기본’에 대하여 144
윤리와 이익은 어떻게 함께 가는가 147
인간과 인공지능 150 |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153
봄과 정치, 다른 두 풍경 155
장미와 장밋빛 157 | 젊은 세종들을 기다리는 봄밤 159
정의란 무엇인가, 다시 묻다 161
태극기에 담긴 성리학의 우주 생성 이론 163
펄 벅, 한국 독립운동의 친구 167 | 학교에 가는 이유 170
한국 지도부, 이 순간의 의미를 알고 있는가 173
인정할 건 인정하는 태도 176 | 혁신은 혼란 속에 온다 179
힘이 되는 한 줄 182 | 〈인문학〉 육필원고 184
🌱 2부 사회
오늘을 묻는 인문학
人間과 社會, 어울려 사는 법 189
개인의 도덕과 사회의 도덕 사이의 갈등 207
마음으로 필사하는 사회계약 223
3·1운동 100주년, 역사가 비추는 오늘 226 |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229
도전과 시련의 새해, 당당하게 맞서 이겨내자 232
뮌헨에서 시작된 기적의 드라마, 김재관 이야기 237
사회 발전을 여는 갈등의 역설 241 |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246
승자독식의 덫, 공정의 길을 묻다 256 | 예측의 한계와 세상의 가능성 258
과거를 넘어, 일본에 더는 돈을 묻지 말자 260
수능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263
잊혀가는 독도와 ‘평화선’ 드라마, ‘독도의 날’ 268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멸하는 나라 272 | 죽은 자를 기리지 못하는 체제 275
이미자, 노래로 위대한 세대를 품다 278
지폐 속 위인, 삶 속의 롤모델 285 | 판단력과 분별력이 중요하다 288
〈사회〉 육필원고 291
🌱 3부 정치
시대의 도전, 공동선의 길
제도 개혁, 누구를 위한 것인가 295 | 건국절 논란, 국민통합을 해친다 300
권력은 설득에서 시작된다 304 | 문화가 꽃피는 한 해를 바라며 307
박정희 없는 보수 311 | 부질없는 이념 논쟁 314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광복절에 이 소동을 벌이는가 317
운동권 특권을 넘어, 민주주의의 본뜻으로 320
공동선을 향한 지혜: 원칙을 지키되 실용을 살리자 323
우연처럼 온 통일, 준비된 노력의 결실 325 |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327
6·25와 우크라 전쟁, 닮은 듯 다른 교훈 330 | 〈정치〉 육필원고 332
🌱 4부 문학
내면의 빛을 찾아서
동행하는 진리, 톨스토이 337 | 원초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 357
섬광과 울림의 이육사 시 평론 359 | 글쓰기는 철학이다 367
문학과 역사 370 | 時代의 문학 373 | 詩는 참된 삶의 의지 376
시인의 사명 378 | 듣기, 읽기, 쓰기 380 | 좋은 詩를 만나는 감동 382
외국 문학을 공부하는 이유 385 |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388
“왜 쓰는가”의 답: 오웰의 정치적 산문 미학 391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 396 | 씨알과 자유: 함석헌, 권력 밖의 사상 398
카추사에서 나타샤까지 410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벽 사이에서 찾은 조용함 419
기자와 소설가 422 | 회한과 그리움 424
흰 눈과 시베리아, 그리고 카추샤 426 | 우리말 한글, 노벨문학상 430
🌱 5부 종교
종교와 철학, 빛과 그림자
예수의 교회 437
신은 천국에만 있지 않다: 자연에 깃든 영성과 생존의 길 443
중세의 사변철학, 성리학적 사유의 모순과 한계 449 | 〈종교〉 육필원고 454
🌱 편집후기
인류 생태계와 문명의 지형도
인간다움의 좌표를 새기다 유리나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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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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