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10배에 구인난"…베트남 진출 기업 생존과제는 '자동화'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1 13:30

국내 기업 진출 5천여개…베트남 내 글로벌 기업 늘면서 인력 경쟁 심화


한세실업 "베트남 내 자동화 공정 전환 확대…관련 투자는 필수"


한세실업 TG 법인 근로자인 부이탄부 씨한세실업 TG 법인 근로자인 부이탄부 씨 (띠엔장성[베트남]=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부이탄부(43) 씨가 10월 29일 한세실업 TG 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10.29. shlamazel@yna.co.kr (끝)


(호찌민·띠엔장성[베트남]=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2013년부터 베트남 띠엔장성에 있는 한세실업[105630] TG 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부이탄부(43) 씨는 입사 초반과 현재 작업 환경의 가장 큰 변화로 '자동화'를 꼽았다.


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TG 법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입사 초반만 해도 근로자 일손이 많이 투입되는 공정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 자동화 설비가 늘었다"며 "근로자들의 수고로움은 덜고 생산성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변화 속에서 그간 10여년이 빠르게 지나갔다"며 "앞으로도 자동화 흐름에 맞춰서 열심히 일해서 급여도 더 많이 올리고 싶다"고 웃었다.


제조업과 섬유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곳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5천곳을 넘어선 가운데 '인력 확보'가 이들 기업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기업과 전문가들은 인력 수급난이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따른 필연적인 흐름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화를 필두로 한 스마트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베트남 진출 기업의 업종별 분포베트남 진출 기업의 업종별 분포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5천곳 넘어…"인프라 시설·인력 확보 용이"


한세실업 등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꾸준히 불어나며 현재 5천189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진출 기업의 업종별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코참) 통계를 보면 코참 회원 기업 2천287곳 가운데 제조업(27.8%)이 가장 많았고, 섬유 및 신발·가방(19.4%), 건설업(7.3%), 물류·운수·여행업(5.7%) 등이 뒤를 이었다.


코트라(KOTRA)도 '주요국 베트남 진출현황과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최근 3년간 제조업 신규 투자가 다소 감소한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누적 투자액 기준 베트남 내 최대 제조업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앞다퉈 베트남 곳곳에 생산 시설을 구축했던 주된 요인은 생산 설비과 관련한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좋은 인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김영조 한세실업 칼라앤터치(C&T) 영업부본부 이사는 "섬유 원단 회사뿐만 아니라 섬유 워싱이나 봉제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베트남에 많다"고 설명했다.


임규태 한세예스24홀딩스 대외협력부 부서장은 "경제적 성장에 대한 강한 열망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갖춘 게 베트남 직원들"이라며 "젊고 교육열도 높은 데다 근면성도 지녔다"고 전했다.


발표하는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발표하는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 (호찌민=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26 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10.28 shlamazel@yna.co.kr


◇ 베트남도 구인난…평균임금 오르고 인력 유치 경쟁 심화


문제는 이 같은 장점이 베트남 경제가 발전할수록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인 한동만 연세대 초빙교수는 "베트남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인건비가 올라갔고, 노동 집약 산업에 대한 인기도 자연스럽게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의 기업 역시 베트남 진출을 가속하면서 인력 유치 경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내 설치된 국내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한 현지 근로자는 "갈수록 지역 곳곳에 공장이 많이 들어서다 보니까 여러 기업의 급여 조건을 비교해서 더 많이 주는 쪽으로 가는 경우가 생긴다"며 "연봉 때문에 이직한 후 다시 원래 회사로 돌아오는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남에 구축된 국내 기업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의 인건비가 약 10년 전에 비해 10배 전후로 올랐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한세예스24그룹의 '2026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서 만난 한 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베트남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인근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생산 기지 및 물량이 옮겨가는 흐름도 보인다"고 짚었다.


◇ 자동화 나선 베트남 내 글로벌 기업들…선택 아닌 필수


이 때문에 베트남에 구축한 사업을 확대하면서 생산 공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자동화 공정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코트라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미국의 인텔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이 인력 양성 및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일본도 베트남의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 인프라 강화 및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기계류·공작기계·로봇장비 수요 증가 등 자동화 설비 도입이 새로운 트렌드로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세도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햄스'(HAMS)를 중심으로 원단 관리와 품질 관리 등 주요 공정에 대한 자동화를 확대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조 이사는 "현재 회사 차원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도 오토메이션화(자동화)라며 "포장이나 원단 이동 등 여러 작업 부분에 대한 자동화 전환을 계속해서 늘리려 하고 있고, 이에 대한 투자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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