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드뷰 활용한 서울시 시뮬레이션 자료에…"당황스럽다"
"프랑스에 있는 '직지' 가져와야"…국가유산청 "전시 대여 노력"
종합감사에서 답변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문체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3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 자칫 종묘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허 청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앞 세운4구역 사업과 관련해 "종묘의 (세계유산으로서의) 지위가 상실되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세계 문화유산을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의 지적에 "후대를 위해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서울시가 지난해 세운4구역에 건물이 들어설 경우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공개한 3차원(3D) 이미지가 네이버 로드뷰 사진을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문체위, 종묘 정전 월대 현장 시찰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석기 의원(오른쪽)을 비롯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종묘에서 정전 월대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의원들 뒤로 세운4구역 건축물 높이를 표시한 애드벌룬이 설치돼 있다. 2026.10.15 hwayoung7@yna.co.kr
노 의원은 "왜곡 가능성이 있어 건물 시뮬레이션에서는 (로드뷰를) 활용하는 경우가 없다"면서 "대국민 사기극"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2018년 종묘 로드뷰가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최신 자료"라며 국가유산청이 서울시가 제안한 공동 실측을 거부한 점을 질타했다.
허 청장은 시뮬레이션 '왜곡' 가능성에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서울시가 (만약) 그렇게 했다면 정말로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질의하는 노종면 의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2026.10.23 nowwego@yna.co.kr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한국의 첫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2018년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진행에 따라 들어설 건물의 최대 높이를 71.9m(청계천변 기준)로 협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가 최대 높이를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적용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한편, 허 청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과 관련해 "프랑스에 있는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세기 만에 공개된 '직지' (파리=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2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에 공개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 하권 실물. 사진은 2023년 6월 촬영한 것.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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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는 고려시대인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 2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내에서 직지를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해보면 어떻냐고 제안하자 허 청장은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지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며 "학계, 시민단체, 국회가 함께 공론화 자리를 만들어 한 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 측은 "'직지' 전시 대여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2023년 전시에서 공개된 '직지' (파리=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2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에 공개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 하권 실물. 사진은 2023년 6월 촬영한 것.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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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는 구한말 주한프랑스공사가 우연히 직지를 구매한 뒤 프랑스로 가져갔고, 후에 도서관에 기증됐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통상 정당한 방법으로 수집하거나 구매한 물품에 대해서는 국제법이나 관행상 돌려달라고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2023년 특별전에서 직지를 반세기 만에 공개했으며,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과 한국 자료 조사·연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