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와 서울시, 주택 공급 협력 없이 서민 주거 안정 없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17 22:17


정부와 서울시, 주택 공급 협력 없이 서민 주거 안정 없다





정부가 올해 수도권에 착공한 주택이 약 10만 채로, 연간 목표치(27만 채)의 37%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착공 물량이 4분기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최종 실적은 목표치의 81~88% 선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닥치고 공급'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자신했던 정부로서는 정책 도입 첫해부터 성적표를 구기며 정책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5년간 수도권 150만 채 공급'이라는 거대한 청사진은 정부의 일방적인 구호나 의지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주민 반대와 공사비 급등 같은 통제 불가능한 현장 변수를 제어해야 함은 물론, 정교한 계획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입법·행정적 노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겨우 실현 가능한 고난도 과제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와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핵심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 주택 공급의 핵심 주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급 의지 부족과 협조 미흡을 질타하자, 오 시장은 정부의 실거주 중심 정책이 오히려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촉발했다며 즉각 맞받아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는 전임 시장 시절의 정비구역 해제로 잠재적 공급 물량 43만 채가 사라졌다는 내용의 백서까지 발간하며 책임을 과거로 돌렸다.

물론 정부의 과도한 규제 중심 정책이 시장의 실타래를 꼬아놓은 측면이 있고, 서울시로서도 과거 행정의 유산이나 현장의 애로사항이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의미한 과거 복기나 책임 공방이 아니다. 공급 절벽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정부는 지자체의 협조를 이끌어낼 정교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서울시 역시 대안 제시보다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주택 공급이 늦어질수록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정부와 서울시는 소모적인 '네 탓' 타령을 당장 중단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행정 지원의 속도를 한층 더 높여야 하며, 서울시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으로 주택 공급 엔진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 주거 안정이라는 대명제 앞에 중앙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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