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김여정 담화 5건 분석…"개별사안을 거시적 적대프레임으로 전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특별취재단 제공] 2019.3.2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이후 연속으로 낸 담화는 개별 사안을 거시적인 적대 프레임으로 전환, 한국 정부의 정책적 선택에 부담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잇달아 발표된 김 부장 명의 담화 5건의 내용과 양상을 분석한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김 부장은 담화를 통해 DMZ 지뢰폭발에 대한 한국의 조사를 적대 행위로 규정하고, 대북 의료지원 추진마저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자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달 9일 담화에서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안을 '연속광대극', '동전의 양면'으로 엮어 한국의 행위를 일관된 적대 서사로 통합했다. 동시에 '국가수반의 위임'과 '인민의 총의'를 명분 삼아 한국에 대한 무시와 배척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달 19일 담화에서는 이러한 적대 프레임을 남부국경의 군사적 긴장 문제로 집중시켰고, 한국군의 확성기 경고방송·경고사격을 기존의 '지뢰폭발 자작극'과 연결했다. 또한 전술적 타격수단 증강 및 대남 확성기방송 재개 검토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보고서는 "이 담화들에서 주목할 점은 비난의 수위가 아니라 비난이 구성되고 누적되는 방식"이라며 개별 사안을 거시적 적대 프레임으로 전환해 단절의 명분으로 삼는 식으로 담론을 단계적으로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북한의 담론 전략은 한국의 군사적 대응과 대화·협력 제안을 모두 적대적 의도로 묶어버림으로써 우리 정부의 정책적 선택에 구조적 부담을 준다"면서 "북한이 현 단계에서 어떠한 제안에도 호응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며, 선의의 제안만으로 단기간에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어려운 환경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담론 공세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긴 호흡과 전략적 일관성이 필수적"이라며 "접경지역의 안정적 상황 관리를 빈틈없이 유지하는 토대 위에서 북한의 구조화된 적대 프레임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공존의 성과를 축적해 나가는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