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가족들에게 '내년까지 파병 연장 가능' 서한 전달
귀항길 태국 람차방항에 입항한 미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對)이란 전쟁을 사실상 내년까지 이어가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안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최근 별도의 대외 발표 없이 조용히 중동 파병 부대의 체류 기간을 늘리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동에는 군함 19척을 비롯해 방공 부대·전투기 비행대대·공수부대 등 미군 병력 5만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사실상 내년까지 이들의 파병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게 국방부 기류라고 이들 소식통이 전했다.
실제로 WSJ이 확인한 서한에 따르면 미군 수뇌부는 최근 군인 가족들에게 육군 제82공수사단의 병력 일부를 2027년까지 중동에 잔류시킬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는 이번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WSJ은 짚었다.
당초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장기적인 개입을 피하고 신속하게 작전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는 개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요원한 상태로, 양측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핵시설이 숨겨진 것으로 알려진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폭격 작전과 이란에 대한 추가 지상군 투입 작전 등을 보고받기도 했다.
중동 지역 미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공격에 들어갈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재공습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원할 때 언제든지 또 한 번의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나친 파병 장기화는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발 미사일·드론 방어 임무를 맡은 육군 방공부대원들의 경우 표준 배치 기간이 이미 9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된 상태다.
해군 병력 역시 장기간 대이란 해상 봉쇄 임무를 수행하며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태국 람차방항을 거쳐 귀항 중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는 승조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 미사일방어프로젝트 소장은 "배치 기간이 연장되면 장비 정비가 지연되고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될 뿐 아니라, 미군의 전력 현대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또한 이란 타격에 화력을 쏟아부으면서 무기고가 고갈돼가는 상황도 미군이 직면한 고민거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병이 장기화하면 수년에 걸친 장비 보수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