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술깨는 김치’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26 00:36


‘술깨는 김치’





김치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식품이라는 것은 고유의 맛 때문만은 아니다. 저열량이면서도 비타민 등 풍부한 미네랄, 여기에 뛰어난 약리작용을 하는 건강식품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주재료인 배추는 비타민 A가, 고추는 비타민 A와 C가 많다. 새우젖이나 멸치젖은 야채류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및 지방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양념으로 넣는 굴도 김치의 시원한 맛과 함께 칼슘과 철분 등을 제공한다.


김치의 약리작용은 우선 배추의 식이섬유소에 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물질은 위와 장에서 음식과 소화효소가 잘 섞이도록 하고 연동작용을 도와 변비를 예방한다. 배추의 메티오닌 및 메칠시스테인설폭사이드 성분은 동맥경화 및 콜레스테롤 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념으로 넣는 고추나 마늘은 강장효과는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혈전용해 및 항산화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의 가장 뛰어난 점은 미생물의 오묘한 조화가 이뤄지는 숙성과정에서 나온다. 배추나 무에 젖갈과 소금을 넣고 숙성시키면 젖산과 유기산, 유리아미노산 등이 생성되는데 이는 김치를 일본의 ‘기무치’와 확연히 다른 식품으로 만든다. 독특한 맛과 함께 항균, 항돌연변이성,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또 소화 흡수를 증진시켜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한다. 숙취해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지만 그 과학적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인하대학교의 한홍의 교수팀이 이번에 김치의 유산균을 이용,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술깨는 김치’를 개발했다고 한다. 김치의 ‘루코노스톡 김치아이’라는 유산균이 숙취해소 작용을 하는 것을 처음 발견해 이 균을 강화해 담근 김치라는 것이다. 옛 어른들이 과음 뒤 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로 속을 다스린 것이 나름대로 근거가 있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이 김치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장의 만찬식탁에도 올랐다고 한다. 김치의 성가를 다시한번 세계에 알린 쾌거지만 주당들에게 과음의 핑계가 되지는 않을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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