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제외' 삭제 법개정 추진…검찰·경찰청도 청사 신축 후 이전
검찰·경찰 내부 "사전협의 없었다" 당혹…사법절차 비효율 지적도
법무부-성평등가족부 이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2026.9.3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최윤선 기자 = 법무부가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서 1983년 정부과천청사 입주 이후 44년 만에 '과천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
내부에선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혹해하는 반응과 함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주요 사법기관과 지리적으로 이원화되는 데 따른 기능적 비효율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중앙부처와 수도권 공공기관들이 세종시로 옮겨간다.
검찰청(공소청·중수청)과 경찰청 등 별도의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를 신축한 뒤 이전하기로 했다.
정부과천청사는 정부서울청사 공간 부족과 수도권 인구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1982년 정부제2종합청사로 건립됐다.
이듬해 법무부는 건설부와 농림수산부 등과 함께 과천청사에 입주했다.
2010년대 들어 과천청사의 경제·사회부처들이 순차적으로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했으나 법무부는 과천에 잔류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제정된 행복도시법이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등을 포함한 5개 부처를 세종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이전을 위해서는 법무부를 제외기관에서 삭제하는 행복도시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법무부와 성평등부를 이전 제외기관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먼저 추진하고 향후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방법·시기는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해 확정할 예정이다.
법무부 청사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무부는 그간 세종시 추가 이전 대상 부처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작년 9월에는 '미이전 정부 부처를 추가 이전해달라'는 취지의 세종시 건의에 국토부가 행복도시법 등 관련 법규 개정이 국회에서 검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법무부의 세종시 이전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법무부와 여성가족부(현 성평등부)를 지방 이전 대상 제외기관에서 삭제한 행복도시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한 이가 김승원 현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이에 대한 법무부의 입장은 다소 유보적이었다.
올해 2월 세종청사로의 이전에 대해 "헌재 결정 취지 등을 고려해 국회에서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냈다.
이후 이러한 입장이 정부의 세종시 이전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기관 이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나기도 했다.
법무부 이전 결정에는 세종청사가 행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만큼 다른 부처와의 정책 협업을 강화하려는 의도와 국가균형발전 등 명분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과 중수청 본청도 향후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세종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대적인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후속 입법·절차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청사 이전까지 맞물릴 경우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핵심 사법기관이 수도권에 남는 데 따른 업무 협의·재판 대응의 비효율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대검찰청 관계자는 "대법원 사건의 경우 대검 공판송무부에서 담당하게 되는데 (세종으로 이전할 시) 업무처리가 어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검 간부도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이라 당혹스럽다"며 "공소청의 경우 법원과 헌재가 다 서울에 있고, 대검에서도 공소 유지 관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세종에서 대응하는 덴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경찰청도 이번 2차 이전 기관에 포함되면서 내부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전에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사안으로 안다"며 "경찰청의 세종 이전이나 구체적인 부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신축 청사로 이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시의 새 청사로 옮기려면 타당성 검토와 부지 선정, 예산 확보, 설계·공사 등의 절차를 처음부터 밟아야 한다.
경찰청사 상근 인원이 약 2천명인 데다 각종 보안·수사시설까지 갖춘 별도 청사를 마련해야 해 지금부터 추진하더라도 이전까지 최소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