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발레 무게중심 됐지만…무용수들은 한국 떠나"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27 13:44

각국 발레단 수장 모인 서울글로벌발레포럼…"국가가 발레생태계 조성해야"


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한국 무용은 빠르게 발전했고, 한국 무용수들은 비즈니스로 따지면 '제일 좋은 상품'이죠.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무용수들은 왜 한국에 있지 않고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할까요?"


미코 니시넨 미국 보스터발레단 예술감독은 27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정상급 무용수들을 한국에서 활동하게 할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레 교육과 무용수 양성 방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포럼 총감독인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와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보스턴 발레단,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등 세계 유수의 발레단 전현직 예술감독들이 함께했다.


마린스키 소속 전민철, ABT 소속 박선미와 한성우, 보스턴 소속 김석주 등 세계에서 활약 중인 우리나라 무용수들도 참석했다.


포럼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세계 발레단 수장들은 하나같이 한국 발레의 빠른 발전과 성과에 놀라움을 표했다.


ABT 스튜디오 컴퍼니를 이끄는 사샤 라데츠키 예술감독은 "한국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세계) 발레의 무게중심이 한국으로 옮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다는 잉그리드 로렌첸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감독 또한 "지난 수년간 아름다운 무용수들을 배출한 한국에 와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용의 원천은 무엇인지 보고 싶었다"고 했다.


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


한국 무용수들과 일해본 경험이 있는 감독들은 이들의 장점이 "탄탄한 기본기와 훌륭한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니시넨 감독은 "한국인 무용수들은 고전발레 등 기본기가 탄탄하고 퍼포먼스가 강력하며, 음악에 잘 반응한다. '준비된 인재'가 들어온다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수전 재피 ABT 예술감독은 "한국 무용수들의 예의 바른 인사를 보고 미국 무용수들이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고 웃음 지으며 "한국 무용수들 덕에 서로를 존경하는 문화와 분위기가 조성된 듯하다"고 칭찬했다.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 발레단 감독은 이 같은 우리 무용수들의 역량이 양질의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은 자국 교육기관에서 잘 훈련받은 채로 온다"며 "한국 학교의 규율 등을 지키면서 익힌 태도와 정신력이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마린스키에 입단해 단숨에 퍼스트 솔리스트로 자리매김한 전민철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기본기를 다졌다면, 이제는 이 기본기를 활용해 나만의 매력을 만들며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ABT에서 초고속으로 최고 등급 수석무용수까지 승급한 박선미 또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기교적인 면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마린스키 발레단 전민철(왼쪽)과 보스턴발레단 김석주 마린스키 발레단 전민철(왼쪽)과 보스턴발레단 김석주 


다만 국내에서는 '한국 무용 교육은 창작 면에서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나라 무용수들이 세계 콩쿠르 입상을 휩쓸고 유수 발레단에도 다수 입단하는 실적을 내고 있지만, 개성 있는 안무를 만드는 이들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 재피 감독은 "학교에서 기본기를 익힌 후, 졸업 후에 활동하면서 차차 예술성을 찾아가면 된다"면서도 "젊은 인재들이 안무 창작 환경에 더 노출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재피 감독은 "우리도 수년간 훌륭한 안무가를 양성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젊은 무용 인재들이 세계적인 안무가를 만나는 등 창작 안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면 내면의 창의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인프라 강화와 인재 양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드 브랜슨 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감독은 "한국 발레의 안무와 예술이 어떤 가치가 있으며 어떻게 한국 사회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발레단들은 수백년 역사를 기반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기부 등 사회적 지지를 받아 발전해왔다"며 "훌륭한 무용수들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외국 무용수들도 입단할 수 있도록 '발레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스코티시 발레단의 크리스토퍼 햄슨 감독 또한 "안무가 양성은 문화적 투자가 필요한 일이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국가가 먼저 문화에 투자해야 발레의 창의성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08-27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