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유럽 농업 타격…"기후 이슈로 연간 수십조 손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12 19:59

올해 일부 작물 생산량 20∼30%↓ 예상


6일 이탈리아 북서부의 한 농장6일 이탈리아 북서부의 한 농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올여름 잇단 폭염으로 유럽에서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고 품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농업 부문에 비상이 걸렸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초여름부터 여러 차례 닥친 폭염으로 유럽 각지에서는 이미 농작물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유럽 농민협회(COCERAL)에 따르면 지난 6월 폭염 이후 4주간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곡물 생산량 전망치는 약 900만t 하향 조정됐다.


이런 생산량 감소분은 약 21억유로(3조4천억원)어치에 달할 것으로 영국 비영리 연구조직 '에너지기후정보부'는 추산했다. 작년 생산액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6월 폭염은 프랑스 중남부,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지에서 밀알이 여무는 시기에 일어나 밀 작황에 영향이 컸다. 프랑스와 헝가리에서 수분(受粉) 기간이었던 가축 사료용 옥수수 작황도 큰 타격을 받았다.


프랑스 중부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농장프랑스 중부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농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7, 8월에도 폭염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올해 전체 손실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 생산이 작년보다 35% 감소해 1980년 이래 최소가 될 것이라고 지난 7일 예상했다.


이탈리아 최대 농민조합 콜디레티에 따르면 일부 농가에선 생산량이 많게는 20%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각지 농민들은 폭염과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 한 가족 농장의 엘리노어 길버트 씨는 새벽 2시에 유채씨를 수확하고 있다. 상품성 있는 최소한의 수분 함량을 확보하려면 밤이슬이 맺히는 시간대여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오전 시간에는 밀을 수확하고, 잠은 한낮에 잔다. 6대째 농사를 짓는 길버트 씨는 "한낮에 자다니 (농부로서)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농민들은 땡볕에 달궈진 흙에 감자가 상할까 염려해 해가 진 후에야 감자를 캔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에서도 입맛 잃은 가축들에게 날이 어두워진 후에야 사료를 먹일 수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아풀리아의 농부 피에트로 치파렐리 씨는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는 일을 일절 할 수 없다"며 콩과 야채 등을 밤새 열기가 식은 후에 거둬야 바스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뭄 속에 밭에 물을 뿌리는 프랑스 농가가뭄 속에 밭에 물을 뿌리는 프랑스 농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폭염과 가뭄뿐 아니라 여러 기상 이변이 닥치면서 농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 콜디레티는 남부는 폭염과 산불에 시달리는데, 북부는 우박과 폭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 중개업체 하우던이 유럽투자은행(EIB)을 위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마다 EU 농업 부문에 기후 관련해 생기는 손실액은 280억유로(45조7천억원)로 추정된다.


하우던은 기후는 수확량뿐 아니라 농작물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면서 연간 평균 손실액이 2050년까지 400억유로(65조3천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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