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5천명 'AI 활용 교육 콘퍼런스' 참석…수업 나눔·교수법 공유
"요즘 아이들은 'AI 네이티브'…교사 역량 강화는 필수"
'AI 활용 교육 콘퍼런스'에서 수업 소개하는 이명철 교사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작년 수업 시간에 아이들한테 인공지능(AI)을 쓰라고 했더니, 몇몇은 아무것도 쳐보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고요. 뭘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요. AI 시대에는 질문하는 힘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활용 교육 콘퍼런스'에서 만난 이명철 복정고 교사는 '질문이 탐구로 자라나는 한국사 수행평가' 수업을 기획하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모든 탐구의 시작은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사가 실제 학교에서 하는 이 수업은 학생들이 역사 사건을 배운 뒤 관련 질문을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I는 해당 질문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평가하고, 더 나은 질문이 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피드백해준다.
예컨대 갑신정변을 배운 한 학생은 처음엔 '만약 일본의 지원이 계속됐다면 정변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었지만, '비교 대상과 평가 기준을 명시하면 레벨 3 질문이 될 수 있다'는 AI 피드백을 받고서 '일본의 지원이 계속됐다면 청의 개입을 막고 근대 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으로 발전시켰다. 질문의 수준은 레벨 1.8에서 3.2로 높아졌다.
이 교사는 "여건상 선생님이 직접 모든 질문을 읽어보고 일일이 피드백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AI가 이 일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AI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이 수업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의 AI 기반 교수·학습 역량 강화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교육부가 연 이번 행사에서 수업 사례와 AI 활용법 등을 다른 교사들에게 소개했다.
'AI 활용 교육 콘퍼런스' 마인 크래프트 활용 코딩 소개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교사 외에도 국어, 사회, 실과, 체육, 예술, 영어 등 다양한 과목 교사들의 '수업 나눔'이 이어졌다. 세미나존은 수업과 AI의 접목을 배우려는 교사들로 빼곡히 찼다.
최근 AI가 교실 안으로 성큼 들어오며 일각에선 학생들의 AI 오남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AI가 '보조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섭 대남초 교사는 글쓰기 수업에서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20명이 넘는 반 아이들의 글을 하나하나 봐주는 대신 AI가 글의 구조와 주장, 논거, 맞춤법을 점검한다.
김 교사는 "AI 튜터가 우선 일차적인 피드백을 해주고 교사는 아이들이 가장 처음에 쓴 글과 최종적으로 완성한 글의 변화 흐름을 보며 학생의 발전을 관찰할 수 있다"며 "개별 지도가 필요한 학습 부진 학생이나 경계선 지능 장애 학생이 AI로 반복 학습을 하면서 성장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또 "요즘 학생들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AI 네이티브' 세대"라며 "아이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AI를 교사들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려면 교사의 관련 역량 연수는 필수"라고 힘줘 말했다.
부동산 실거래 가격, 병무청 신체검사 등 각종 데이터로 머신러닝을 가르치고 있다는 서성원 마포고 교사는 "AI를 쓰는 학생과 쓰지 않는 학생들의 격차가 전보다 커졌다"며 "아이들이 AI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공교육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 현장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AI 활용 교육 콘퍼런스'에는 오프라인으로 4천935명, 온라인으로 8천300명의 교사가 몰렸다.
올해에는 교사 간 네트워킹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자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가 함께 열린 덕에 전년보다 참석자가 2천여 명 증가했다.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는 AI 분야의 기반인 과학·수학·정보 교과 교사들이 모여 교수법과 각종 노하우를 공유하는 행사다.
교육정책의 주요 내용과 성과를 확인하는 정책홍보관과 최신 교육정보기술(에듀테크)을 시연하는 에듀테크 체험관에도 교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AI 교육과 과학·수학·정보 교육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고 변화의 중심에는 선생님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 현장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