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明 '의사 합치' 연결한 김건희…"당선 목표로 중요역할 수행"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7-14 13:59

윤석열 정치자금법 위반 1심 판결문…김건희 통한 직·간접 의사 표시 인정


명태균과 집에서 만나고 행사 일정 논의…"배우자 지위 넘어 유기적 역할 분담"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윤석열 징역 2년 선고'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윤석열 징역 2년 선고 (서울=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천396만여원을 선고했다. 2026.7.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여론조사를 무상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유죄 선고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배우자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법원 판단이 자리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여론조사 실시·제공에 관한 '의사의 합치'를 간접적으로나마 이뤘다고 판단하며 그 중간에 김 여사가 있었다고 짚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서 윤 전 대통령, 김 여사,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묵시적 협의가 늦어도 2021년 6월 26일 이전에 이뤄졌다고 적시했다.


이날은 명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제공한 날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와 만난 후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협의 사항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묵시적으로 같은 뜻을 표시했다며 협의 시기를 이같이 특정했다.


이후 판결문에는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를 연결고리 삼아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기로 협의했음을 인식한 정황이 조목조목 열거돼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 6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 윤 전 대통령의 행사 참여자 명단을 공유한 점이었다.


재판부는 "김건희뿐만 아니라 윤석열도 명씨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과 명태균 사이에 이미 직접 혹은 김건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사 합치가 이뤄졌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윤석열 징역 2년 선고'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윤석열 징역 2년 선고 (서울=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천396만여원을 선고했다. 2026.7.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또 김 여사와 명씨가 만난 장소도 의사 합치가 존재했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김 여사는 같은 해 7월 명씨에게 "사무실 근처 오심(오시면) 문자주세요. 직원이 저희 집으로 안내할거에요. 사무실은 사람들이 있어서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김건희가 독자적으로 명씨로부터 정치적 도움을 받기로 했던 것이라면 윤석열과 함께 있는 집보다는 사무실에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며 "외부 사람을 피해 집으로 부른 것은 부부 사이에 명씨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되었음을 전제로 은밀하고 긴밀하게 논의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나아가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활동 일정을 조율한 정황을 토대로 그 역할의 중요도가 매우 높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명씨와 같은 해 6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당 대표와 만남 일정 등을 협의했고 윤 전 대통령은 이들이 정해준 데에 따라 같은 해 7월 이들을 차례로 만났다. 당시 만남에는 명씨도 함께했다.


재판부는 "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윤석열로서는 당시 입당 여부 및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들과 만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김건희가 담당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건희는 단순히 대선후보 배우자 지위에서가 아니라 더 나아가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최측근으로서 수시로 윤석열과 협의하고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당선에 유리한 여러 활동을 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며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여사는 앞서 같은 혐의에 대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김 여사의 상고심 선고는 오는 16일로 예정돼있다.


하지만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대법원에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을 검토해달라며 이날 김 여사의 상고심 선고 기일 연기신청서를 제출했다.


형사합의33부가 윤 전 대통령을 유죄로 판단한 초식에서 김 여사를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한 만큼 김 여사의 상고심 판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결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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