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다양한 명상 프로그램 상설 운영
천수경 베껴 쓰며 선명상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 중구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에서 지난 10일 진행된 '천수경 사경 선명상'에서 참가자가 천수경을 필사하고 있다. 2026.7.12.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따라 쓰시면서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세요."
지난 10일 늦은 저녁 서울 중구 충정사에 모인 10여 명의 사람들이 주지 덕운스님의 말을 들으며 불교 경전인 천수경(千手經) 속 핵심 주문인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신비하고 미묘한 구절로 이루어진 큰 다라니)를 필사했다.
독송하는 것만으로도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받을 수 있다는 이 주문을 줄줄 외울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암호 같은 글의 뜻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조용하고 정성스럽게 붓펜을 움직였다.
도심 사찰인 남산 충정사에 최근 문을 연 선명상 치유센터의 '천수경 사경 선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서울 남산 충정사에 선명상 치유센터 개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 중구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 개원을 기념해 지난 10일 금강스님이 선명상 특강을 하고 있다. 2026.7.12.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는 대한불교조계종 국민평안 선명상중앙본부가 선명상의 대중화를 위해 문을 연 공간이다. '선명상'은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을 토대로 현대인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게 한 명상법이다.
치유센터에선 사운드 테라피, 법고 선명상, 차 명상, 마음챙김 요가, 호흡 선명상 등 다양한 명상이 상설 운영된다. 직장인들도 퇴근 후 참여할 수 있게 저녁에도 운영되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선명상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10일 저녁엔 경전을 베껴 쓰는 사경 선명상 외에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몸과 마음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그림책 마음챙김명상도 진행됐다.
도심 사찰서 그림책 선명상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 중구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에서 지난 10일 '그림책 마음챙김명상'이 진행되고 있다. 2026.7.12.
충정사 신자들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 남산한옥마을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른 관광객,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까지 다양한 이들이 명상 지도자와 함께 그림책 '곰과 수레'를 읽은 후 눈을 감고 내용을 되새겼다.
이날 오전엔 센터 개원식을 겸해 조계종 선명상위원장 금강스님의 선명상 특강이 열렸다.
금강스님은 "하루에 30분 몸을 샤워하듯 마음에도 샤워가 필요하다"며 "하루 종일 쌓인 마음의 먼지들, 누가 한 말 내가 한 실수 엉킨 생각들을 참선이라는 깨끗한 물 한 바구니로 씻어내라"고 말했다.
선명상 특강하는 금강스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 중구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 개원을 기념해 지난 10일 금강스님이 선명상 특강을 하고 있다. 2026.7.12.
선명상 치유센터는 시범운영 기간인 7월 한 달간 무료로 운영된다. 프로그램당 15∼25명씩 사전 신청을 받는데 신청자가 500명을 넘어섰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오랜만에 고국을 찾았다가 우연히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는 재미동포 이인옥 씨는 "복잡한 서울 도심을 지나다 이곳에서 스님 말씀 들으며 명상하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며 "바쁜 도시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몇 차례 더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퇴근 후 사경 명상에 참여한 채모 씨는 "원래 혼자서도 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니 더 편안해졌다"며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선명상중앙본부장 일감스님은 "하루 5분이라도 멈추고, 숨을 고르고, 마음을 바라보는 실천을 통해 개인의 삶이 달라지고 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진다"며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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